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50만 이상 도시 경선결과를 발표한 뒤 발언대를 나서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후 공관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 구인난과 대구시장 경선 후보 컷오프(공천 배제) 논란 속에 돌연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지사 후보를 제외하고는 광역단체장에 대한 중앙공관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공천은 끝냈다"며 "저는 공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우리 공관위원들은 일괄 사퇴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기도지사 출마 요청을 받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어 "지금 곧바로 진행돼야 하는 것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라며 "당초 공관위가 구성될 때에는 이번 지방선거의 시도지사 후보(부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까지 (하도록)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했지만, (제가)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하도록 (당 지도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간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두고 "이번 공천은 모든 것을 담아내지 못했고 완성하지도 못했다"며 "(다만)앞으로 국민의힘이 변해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판을 바꾸려는 시도를 했다. 삭발·항의·가처분 등 결코 가볍지 않은 과정이었다"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만큼 기존 틀을 건드렸다는 의미다. 부족하고 미흡했던 점 (때문에) 상처받은 분들에 대한 책임은 공관위원장인 제가 무겁게 안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SNS를 통해 "이정현 공관위원장님의 결단을 존중한다"며 사의를 수용했다. 이어 "그동안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위해 애써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남은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공천은 별도의 공관위를 꾸려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22일 대구시장 경선 후보 가운데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갑)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했다. 이에 주 의원은 지난 2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 전 위원장도 컷오프에 불복해 대구시장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오후 장 대표를 만나 대구시장 경선 후보 컷오프와 관련해 항의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위원장이 호남 지역 출마를 염두에 두고 공관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의 험지 출마 관련 질의에 "제 문제는 다음에 별도로 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저는 이것으로서 공관위원장 직무를 마치고 또 다른 곳을 향해서 나아가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는 책임이다.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고 썼다. 이는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못한 호남 지역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원 전원이 사퇴함에 따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준비할 공관위가 새롭게 구성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새 공관위원장을 임명할 방침이다. 새로 출범할 공관위는 대구시장 경선 후보 컷오프 반발과 경기도지사 후보 확보라는 부담을 안고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