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vs 동결…중동전쟁 변수 속 내년 최저임금 논의 어떻게
최임위 심의 절차 착수…인상률·적용범위 등 놓고 노사 첨예한 대립 예상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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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심의 절차가 시작되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다. 중동 전쟁 격화으로 인한 경제위기 우려가 심화된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과 업종별 차등적용 등 쟁점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치열한 대립이 예상된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최임위에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했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노동부 장관은 매년 3월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다음 연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이후 최임위가 90일 내 결론을 도출하면 노동부 장관은 8월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적으로 고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여태까지 최임위가 법정 심의 기한을 준수한 것은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9차례에 불과하다. 매년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 충돌로 심의 자체가 파행을 빚는 일이 반복돼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최임위 심의는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위기 상황이 드리우면서 국내 경제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어서다.
현재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공급망 마비까지 겹치며 기업들은 원가 상승과 생산 중단이라는 연쇄 위기에 직면했다. 경영계는 이 같은 기업의 경영 위기를 전면에 내세워 동결이나 동결에 준하는 수준의 최소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도 경영계는 최초 제시안으로 동결안을 제출한 바 있다.
노동자들은 거듭된 물가 인상 등으로 인해 저임금 근로자들의 최저 생계가 어려운 상황을 강조하며 대대적인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결정한 2026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2.9%)이었던 점도 2027년도 인상률을 대폭 높여야하는 노동계의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올초 한국노총은 임금인상요구율을 7.3%로, 민주노총은 8.0%로 제시한 바 있는데 최임위 논의에서 최초 요구안으로 두자릿수 인상률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업종별 차등적용도 쟁점이다. 경영계는 업종별로 다른 최저임금 수용성이 낮은 일부 업종부터라도 구분적용을 시행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차등적용이 최저임금제의 시행 취지에 반하는 데다 차별을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4조1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차등적용이 시행된 것은 제도 시행 첫해인 1988년 단 한 차례 뿐이다.
이 외에 도급근로자에 에대한 최저임금제 확대 적용을 놓고도 노사 충돌이 예상된다. 도급근로자는 일의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근로자로 택배기사, 대리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플랫폼 종사자 등이 있다.
노동계는 2024년부터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도급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주로 최저임금 적용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경영계의 반발로 적용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정부가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 등 그동안 노동관계법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노동자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노동자 추정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최임위에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요청서'를 보내면서 "최저임금을 시간·일·주·월 단위로 정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도급제(또는 유사 형태) 임금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따로 정할지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동계는 이 같은 변화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사회적 논의 속에서 오랜 기간 지적되어 온 최저임금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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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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