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광장/채인택]중국, 이란전 정보 축적해 미래전 준비…한국도 달려야
위성·정보함·잠수함 동원해 빅데이터 차곡차곡
'AI가 엔진이면 빅데이터는 연료'…미래전 '화약'
대만전, 대미잠수함전, 한반도 견제 등 적용 가능
한국 안보·방산, 재래식 넘어 미래전 준비 나서야
채인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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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시작돼 6주째에 접어든 이란 전쟁에선 의당 보여야 할 텐데 눈에 띄지 않는 나라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뒤늦게 중재에 나선다고 하지만 뜨뜻미지근해 보일 뿐이다. G2를 자처하던 과거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지만 미국이 요청한 호위 군함 파견도 사양했다.
하지만 그런 중국이 실제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동쪽 바다인 오만만에 인민해방군 해군 군함을 보내놓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스파이함'으로 불리는 차세대 신호정보수집함 위안왕(遠望)-1함을 보내 이란전에서 나오는 각종 신호 데이터를 다량 수집하고 있다는 것이 일부 글로벌 군사매체의 보도이다.
3만t급 초고성능 정보수집함인 위안왕-1함은 '떠다니는 슈퍼컴퓨터'로 불린다. 6000㎞ 범위 안의 미사일·항공기 1200기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전장에서 수백㎞ 떨어진 오만만에서도 이란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공격과 이란의 이스라엘과 걸프국가에 대한 미사일·드론 타격 상황과 관련 다량의 데이터를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그야말로 하늘의 인공위성과 함께 전장의 빅데이터를 다량 수집하는 첨단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국은 왜 이런 데이터를 수집할까? 전쟁에서 군사적인 교훈을 얻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AI)과 미사일·드론·요격미사일이 주도할 미래전에 대한 대비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볼 수 있다. 전쟁 시 목표물을 분석·식별·표적화하는 과정을 초압축하고 결과적으로 상대를 압도할 초고속의 미래전 기술과 전술을 개발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선 빅데이터를 수집해 AI와 연결해야 한다. 인민해방군 해군이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위안왕-1함을 보호하기 위해 055형(1만3500t)과 052D형(7500t) 방공 구축함을 호위로 붙였다는 첩보도 들린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그동안 전 세계 해양에서 잠수함 작전용 해저 해도도 제작해왔다고 최근 탐사보도에서 전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해양 패권국가인 미국에 맞설 잠수함 전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선박운항 상황을 볼 수 있는 앱으로 주변 바다를 아무리 살펴도 해당 군함들은 보이지 않는다. 일부에선 이 배가 상하이 앞바다에 정박 중이라는 보도도 있다. 하지만 선박 위치는 위치 스위치를 끄거나 재밍을 통해 숨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위치정보를 변조하는 스푸핑을 통해 완전히 엉뚱한 곳에 있는 것으로 속일 수도 있다. 군함, 특히 정보수집함은 통상 자신의 위치를 밝히지 않게 마련이다.
중국은 왜 이렇게 신속하게 움직였을까. 우선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2012년 11월 집권한 이래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AI 굴기를 군사분야에서 완성하려는 목적으로 볼 수 있다. 시 주석은 '산업혁명-정보통신혁명은 서양이 주도했지만 AI혁명은 중국이 주도해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아 왔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AI를 군사분야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견인차로 쓰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중국이 이란전에서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AI전술을 개발하면 누가 가장 압박을 받을까. 당연히 중국과 가까운 나라일 것이다. 한국·일본은 물론 중국이 무력 통일을 노릴 수 있는 대만도 포함된다. 중국은 이란을 관찰하면서 장차 대만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략하는 미래전 AI 전술을 개발할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이란과 걸프연안국가(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리미트(UAE)·카타르·바레인·쿠웨이트·오만) 사이에 있는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은 중국 본토와 대만섬 사이에 있는 대만해협과 지리적, 형태적으로 유사점이 많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미사일전과 미사일 요격전을 벌일 수 있는 형태다. 페르시아만이 대만해협보다 3배 정도 크지만 군사적으로 참고하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특히 중국이 페르시아만에서 축적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만해협에 적용할 수 있는 미래 인공지능(AI) 전술을 개발하면 서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한국에도 써먹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여기서 개발한 AI 전술체계를 활용해 말레이 해협 등 한국의 통상로 전체에서 한미일과 대만을 함께 압박할 수도 있다.
관건은 한국의 적극적인 대응에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둘러싸여 국방 부담이 큰 데다 방산이 주요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미래전 대비 차원에서 중동 관련 빅데이터 확보 전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방산이 엔진이라면 빅데이터는 연료에 해당한다. 한국도 호르무즈 인근 해역에 신호정보 감시연구선을 보내 미래전을 위한 빅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 전쟁의 우위를 지킬 수 있다. 빅데이터는 자주국방·방산대국을 위한 능력 확보와 국가 자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 군·정보기관·연구기관이 합동으로 이를 확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래전 AI용 OODA(관찰·판단·결정·행동) 과정 초압축과 MUM-T(유무인 복합전) 전술 개발을 위해선 이번 전쟁에서 실제 운용됐던 미사일과 요격미사일의 빅데이터가 절실하다. AI·드론·미사일·요격미사일을 넘어 전쟁 빅데이터 수집·확보와 미래전 대비태세 확립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수퍼군집 드론, 인간-로봇 하이브리드 등 미래전을 위한 첨단 전투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한국 방산의 발전 과정을 보면 지금 우리가 확보해야 할 게 무엇인지 잘 드러난다. 아무리 우방이라도 경제적 이익이 걸리면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경계했던 어두운 역사를 되새김질할 필요가 있다. 미래전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에서 각종 빅데이터부터 확보하는 게 미래 방산기술 자립의 길이다. 아무도 이를 제공하지 않는다. 재래식 무기체계를 넘어 미래전 무기체계 개발로 나아가는 핵심적인 관문이 바로 빅데이터 축적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빅데이터 확보를 위해 달려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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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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