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역사상 1개 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 산업사의 한 획을 긋는 성과이다. 무엇보다 저성장과 미국의 관세 압박, 이란전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위기 가속화 등 암울한 경제 상황 속에서 모처럼 전해진 밝은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1% 증가한 133조원, 영업이익은 755% 늘어난 57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특히 이번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에서도 이같은 실적은 아마존이나 엔비디아 등 극소수 기업만 달성한 드문 성과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어 정부 본예산 기준 총지출(727조9000억원)의 40%를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번 호실적의 배경은 물론 반도체 산업의 수퍼사이클(초호황) 진입이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춘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맞물린 결과다. 올해도 미국 빅테크 4사가 AI 인프라 구축에 66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어서 반도체 수퍼사이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범용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11개월째 상승하고 낸드 플래시 품귀 현상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는 실적 급등을 이어갔다. 특히 삼성전자가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 4' 양산에 성공하며 차세대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반도체는 AI·자율주행 등 미래의 테크 패권을 좌우할 첨단기술이다. 중동 전쟁으로 고유가·고환율·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기도 하다. 관건은 초격차의 지속가능성이다. 미국의 견제와 중국의 추격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초격차가 흔들리는 순간 현재의 호황은 언제든 꺾일 수 있다. 기술적 우위를 계속 지켜나가면서 미래테크 경제를 이끌어가야 한다.

나아가 반도체를 통해 확보한 자금과 첨단 기술력, 네트워크, 그리고 미래를 보는 안목을 결합해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했던 새로운 '온리원'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더욱더 도전적이고 치열한 혁신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정부 역시 '국가 생존' 차원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 생태계 전반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이번 호실적이 우리 경제의 자신감을 키우고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