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코일철근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포스코가 건설용 코일철근 사업에서 3년 만에 철수한다. 수요 부진과 제품 경쟁력 한계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최근 단행된 포항 1선재공장 폐쇄 등 전사적 구조조정 기조가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제강업계는 그동안 제기돼온 시장 교란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코일철근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기로 하고 주요 유통사와 건설사 등 고객사에 관련 방침을 통보했다. 포스코는 2023년 5월 KS인증을 취득한 뒤 같은 해 8월 상업 판매에 나선 이후 포항제철소 선재 설비를 활용해 제품을 공급해왔다.

코일철근은 직선 형태의 철근을 코일 형태로 감아 공급하는 제품으로 절단 및 운송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실제 시장에서는 제품 규격과 가공 호환성이 변수로 작용했다.


포스코가 생산한 '와일드 타입' 코일철근은 감김 강도가 낮아 적재 효율이 떨어지고 기존 제강사들이 공급해온 '콤팩트 타입' 기준에 맞춰진 가공업체 설비와의 호환성도 제한적이었다. 이로 인해 가공 공정에서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유통·가공업체의 채택이 확산되지 못했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제약이 발생했다.

수요 측면의 환경도 악화됐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철근 수요가 구조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2023년 이후 착공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면서 내수 시장이 급격히 냉각됐다. 제한된 수요를 두고 기존 전기로 제강사들과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사업 철수는 포스코의 감산 경영 및 자산 효율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포스코는 최근 노후화된 포항 1선재공장 폐쇄를 결정했으며 해당 설비는 코일철근 생산에 활용돼왔다.

공장 폐쇄로 생산 기반이 축소된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제품군을 유지할 유인이 약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코일철근을 생산하는 곳은 동국제강과 대한제강, 제일제강공업 등으로 이들의 공급 능력은 약 100만톤이다.


업계는 포스코의 철수로 시장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동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사들은 고로 기반 원가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의 시장 진입이 공급 과잉과 가격 체계 교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건설용 철근 시장 내 경쟁 구도는 다시 기존 플레이어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사업 종료 이후에도 기존 거래선과의 계약 이행을 위해 일정 기간 유예를 두고 재고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급격한 공급 중단에 따른 건설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포스코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 등 대내외 환경 변화로 코일철근 사업 철수를 결정했으며 기존 고객사를 고려해 유예기간 동안 공급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