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장애인이 근속 가능한 업무 환경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고용의 질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애슐리퀸즈 업무 모습. /사진=이랜드이츠


이랜드그룹이 장애인 고용 정책의 중심을 단순 채용에서 현장 근속을 위한 구조 설계로 전환하고 있다. 법적 의무 고용률 이행이라는 양적 지표를 넘어 외식과 패션 등 사업부별 특성에 맞춘 직무 설계를 통해 장애인 근로자의 장기 안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는 최근 '일자리 설계' 개념을 도입해 장애인 채용 프로세스를 재정비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랜드식 고용의 핵심은 "누구를 선별할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함께 일할 구조를 만들 것인가"에 방점을 둔다. 단순히 일자리를 나누는 시혜적 차원을 넘어 기업의 운영 시스템 안에 장애인 근로자가 현장에서 지속 근무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랜드의 고용 설계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추진된다. 직무의 세분화와 숙련화, 훈련과 채용의 일체화다.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 직무를 재설계하고, 반복 학습을 통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외식 부문인 이랜드이츠(애슐리퀸즈)는 홀과 주방 보조 업무를 장애인 맞춤형으로 세분화해 점진적으로 역할을 익히게 함으로써, 이달 기준 장애인 고용 인원을 전년 대비 38명 늘어난 149명까지 확대했다. 이 중 75%가 중증 장애인임에도 '파트타임 정규직 전환제도'를 통해 장기 근속의 발판을 마련했다.
스파오 장애인 판매사 현장 근무사진. /사진=이랜드월드


패션 부문인 이랜드월드는 전국 발달장애인훈련센터와 협력해 실제 매장과 동일한 환경의 교육장을 운영한다. 준비된 인재를 시장에서 찾는 대신 매장 점장들이 직접 교육에 참여해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함께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스파오는 이를 통해 '1매장 1장애인 직원 채용'이라는 목표를 현실화하고 1대1 멘토링과 소통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심리적 안착에도 힘쓰고 있다.

이랜드의 이 같은 행보는 서로 다른 산업 특성에 맞춰 고용 모델을 시스템화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외식업은 현장 숙련 중심으로 패션업은 유통 훈련 중심으로 직무를 설계해 고용의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채용은 인력 확보를 넘어 사람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단순 채용 규모 확대보다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