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골든타임은 뒷전"…45조 요구에 삼성 노사 협상 '시계제로'
총파업 시 생산 차질·투자 프로젝트 지연으로 글로벌 경쟁력 약화 가능성↑
최성원 기자
공유하기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이번 주 결의대회를 예고한 가운데 잇단 협상 결렬로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국면에서 공급 계약 이행 차질과 주요 투자 프로젝트 집행 지연으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거란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3일 경기 평택사업장서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노조는 다음달 21일부터 오는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결의대회가 다가오자 노조는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7일 기자회견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18일간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을 감안하면 최대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했다. 반도체 공정은 한 번 멈추면 공정 중이던 웨이퍼가 변질돼 폐기해야 하고 재가동 시 클린룸 환경 복구와 장비 재세팅 등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노조들의 경고대로 창사 이래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 일어난 2024년과 달리피해 규모는 클 것으로 예측된다. 2024년 총파업 당시엔 반도체 공정 자동화와 대체근무 등으로 실질적인 생산 차질은 없었다. 참여 인원 차이도 크다. 2024년 당시 최대 노조였던 전삼노 조합원 수는 약 3만2000명 수준이며 파업 참여 인원은 노조 추산 5000~6000명이었다. 이번 총파업은 3개 노조가 참여하며 조합원 수만 10만명에 육박한다. 노조 측의 주장대로면 초기업노조는 7만4000여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과반 노조 지위까지 확보했다.
생산 차질이 예상됨에도 사측과 노조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 10% 상한 폐지 조건을 제시했고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50%를 초과하는 부분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메모리사업부는 SK하이닉스 수준의 지급률을 보장하고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실적 개선 시 기존 OPI 50%에 25%를 추가 지급하겠다고 했다.
노조 측은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 15%로 올리고 OPI 상한제 자체를 폐지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존엔 영업이익의 10%를 제시했으나 지난 7일 삼성전자가 57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발표하자 요구안을 상향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전망치인 300조원을 기록할 경우 성과급 규모만 45조원을 넘어선다. 지난해 주주 배당금인 11조1000억원의 약 4배이자 연구개발비(37조7000억원)보다 많다. 양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협상은 중단됐고 삼성전자는 총파업에 대비해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법적 조치에 나섰다.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약화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와 2분기 D램 공급 계약 체결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총파업으로 인해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글로벌 고객사들의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수요가 경쟁사로 이동할 수 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장기 계약이 일반화되고 있어 한 번 경쟁에서 밀리면 회복하기 어렵다.
회사의 투자 프로젝트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에만 110조원 이상을 집행하겠다고 밝히며 HBM, 파운드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평택 4·5공장을 중심으로 HBM4용 D램 증설과 라인 전환,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내 공장 건설,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 준비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동시 추진 중이다. 반도체는 적기 투자와 양산 시점이 중요하지만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증설·투자 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조 관계자는 "결의대회 전까지 추가 협상은 없다"며 "집회 후에 논의를 진행하자고 사측에 전달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최성원 기자
안녕하십니까 동행미디어 시대 산업1부 최성원 기자입니다. 어떤 말씀이든 귀담아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