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동반 성장하면서 현지 생산기지를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존재감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유럽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이 성장 궤도에 진입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기차·ESS용 배터리 모두 현지 생산이 가능한 만큼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서다. 앞으로도 탄탄한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추가 수주를 가속해 성장 동력을 키워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국내 배터리업계를 둘러싼 전방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미국·이란 전쟁으로 고유가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동안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프랑스는 현 상황에 발맞춰 전기차 확대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독일 정부도 전기차 보급 촉진 등에 9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ESS 시장도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나증권이 근래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유럽 ESS 신규 설치량은 전년 동월 대비 99.8% 증가한 4.3GWh로 같은 기간 2.5GWh를 기록한 미국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리스크로 재생에너지 확대 흐름이 강화된 게 ESS 수요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재생에너지 특성상 간헐성이 높기 때문에 전력 수급을 보완할 수 있는 ESS가 중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유럽연합(EU)의 산업가속화법(IAA)도 고무적이다. 사실상 현지 제조업 전반에서 중국 영향력을 축소하는 게 법안의 핵심이라서다. 중국산 배터리의 EU 수입이 제한되는 건 물론 EU에 진출한 중국 배터리 기업도 EU산 핵심 원자재를 사용해야 해 한국 기업과의 원가 차이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인 흐름 속 유럽에서 전기차·ESS용 배터리를 동시 생산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활약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헝가리 생산기지에서 전기차용 삼원계(NCM·NCA) 배터리에 힘을 싣는 삼성SDI·SK온과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기차·ESS를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 거점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은 86GWh의 연간 생산 역량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부문의 경우 자동차 OEM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내왔던 벤츠와는 지난해 10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NCM·NCA뿐만 아니라 LFP 배터리에서도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 ESS 사업 역시 주목할 만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ESS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전환해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폴란드 국영 전력공사의 ESS 프로젝트 수주해내는 등의 결과를 내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도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ESS 생산라인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ESS를 요청하는 업체들에 대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조직 차원에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향하는 만큼 향후 유럽에서도 전기차·ESS를 기반에 둔 동일한 전략이 활용될 전망이다.

김 사장도 "유럽 내 유휴 자산을 활용해 ESS 현지 생산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 확보하겠다"면서도 "전기차 시장에서는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 동등성을 낮추거나 급속충전 기술로 편의성을 대폭 낮추는 등의 시도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