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조 부어야…인천공항, 통합되면 즉시 '적자' 전환 우려
한국공항공사·가덕도신공항 통합 땐 수년 동안 매년 1조원 이상 부담 늘어
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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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국가 재정 기여도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의 공항 통합 추진으로 '기획된 적자' 위기에 직면했다. 이미 사업비의 80% 이상을 자력 조달하고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하며 공적 책무를 다하고 있음에도 통합 이후 수익이 가덕도신공항 등 타 사업의 재원으로 전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등을 포함한 공공기관 통폐합을 논의 중이다. 최종안은 대통령 주재 공공기관 기능재편 전략회의에서 발표된다.
공항 운영 3개 기관 통합을 두고 인천국제공항의 재무 건전성 악화와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인천국제공항이 보유한 자금이 신공항 건설비 등으로 전용되는 것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은 여객 수요 회복과 함께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25년 기준 매출액 2조9684억원, 당기순이익 6944억원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부진을 털어냈다. 2025년 연간 여객 실적은 7407만1475명, 기존 최다 기록이었던 2019년(7116만 9722명) 대비 4.1% 증가하며 개항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1분기 역시 실적 호조세는 뚜렷하다. 1분기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한 1978만명을 기록했으며 매출 7068억원, 영업이익 2302억원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노선의 견고한 수요가 실적을 견인하며 2024년 11월 완료된 4단계 건설 사업의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설립 초기부터 정부 재정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자생적 성장 모델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투입된 총사업비 18조170억원 중 정부의 국고 지원은 18% 수준인 3조2874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82%의 비용은 인천국제공항이 자체적으로 발행한 채권과 수익금을 통해 조달했다.
자체 조달을 통해 성장을 일궈냈음에도 국가 재정에 대한 환원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2025년 순이익의 46%인 3194억원을 정부 배당금으로 납부할 예정이다. 2007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배당금만 약 3조269억원에 달한다. 2025년 기준 국세와 지방세를 포함해 연간 총 5000억원 규모를 국가 재정에 투입하고 있다.
정부 정책 이행을 위한 부차적 재정 부담도 상당하다.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인하 지원에 약 1조 100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복합리조트 유치 등 공항경제권 개발 이익금 560억원을 인천 지역에 납부하는 등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넘어선 재정적 기여를 이어오고 있다.
정부가 검토 중인 통합안이 현실화될 경우 인천공항의 수익은 당장 연간 조 단위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비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크다. 가덕도신공항 총사업비는 13조 4900억원으로 2029년 개항을 위해서는 매년 막대한 자본 투입이 전제돼야 한다.
재무 건전성 악화는 인천국제공항이 진행 중인 미래 혁신 사업의 차질로 직결된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은 235만㎡ 규모의 부지에 첨단복합항공단지(MRO)를 조성 중이며 이달 말 초도기 입고를 시작으로 10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전환(AX)과 도심항공교통(UAM) 인프라 구축 등 차세대 경쟁력 확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으나 예산 우선순위가 정치적 현안인 신공항 건설에 밀릴 경우 글로벌 허브 경쟁에서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통합을 통한 역량 분산이 국가 항공 산업의 하향 평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본 나리타공항이 지방공항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노선망을 분산시켰으나 환승객이 600만명에서 200만명으로 급감하며 허브 지위를 상실한 바 있다.
허인무 인천국제공항 노조 사무처장은 "현재 구조에서는 인천공항이 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를 집행한 뒤 남은 이익을 배당 형태로 타 공항에 지원하고 있다"며 "통합 시 가덕도 신공항에만 연간 1조원 수준의 자금이 투입돼 당기순이익(약 4000억원)을 초과하는 재정 부담이 발생하면서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고 기존 경쟁력 유지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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