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보다 슬세권"…경기도민 주거기준 '편의시설' 우선
경기=남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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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서 일상의 모든 편의를 누리는 '슬세권(슬리퍼 생활권)'이 경기도민의 주거 선택 기준을 바꾸고 있다. 과거 지하철역 중심의 '역세권' 선호 현상이 뚜렷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집 근처 편의시설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3일 경기도가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민들이 거주지를 선택할 때 편의시설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비율은 18.2%로 나타났다. 이는 4년 전 조사 결과보다 4.7%p 높아진 수치다. 반면 직장 위치나 교통 편리성을 고려하는 비율은 32.5%로 같은 기간 4%p 하락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동네 중심'의 생활 패턴 변화를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청년층 사이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좁은 주거 공간을 보완해 줄 집 근처 카페나 편의점이 일상의 '공유 거실' 역할을 하며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경기연구원이 도내 보행 생활권(슬세권) 지수를 분석한 결과, 수원시가 83.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도내 최고의 '슬세권 명당'으로 뽑혔다. 부천(80.7%), 안양(75.8%) 등 기반 시설이 탄탄한 경기 남부 도시들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여주(10.1%), 연천(10.5%) 등 동북권 지역은 슬세권 혜택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점은 슬세권 지수가 높은 '명당' 지역 전월세 거래 발생 비율이 88.5%에 달해 취약 지역(5.5%)보다 무려 16배나 높아 거래가 활발하다는 점이다. 동네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을수록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들고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조사 결과다.
경기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슬세권 취약 지역을 '생활권 집중 개선지구'로 지정하고, 공실 상가를 생활 편의시설로 전환하는 등 공공 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제안했다.
김희재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 도시 정책의 관점을 단순히 커다란 시설을 짓는 공급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걸어서 누리는 경기도'가 완성될 수 있도록 정책을 생활환경 조성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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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상인 기자
'동행미디어 시대' 경기취재본부 남상인 입니다. 경기도와 수원, 안양시 등 6개 지자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