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2년 전 대비 49.9% 급감했다. 서울 25개 구에서 모두 전세 매물이 감소한 가운데 노원구와 중랑구, 강북구 순으로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 폭이 컸다. 사진은 19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매매 안내문./사진=뉴스1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34세)는 주말마다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다니면서 새로 이사할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 임대인의 사정으로 전세 재계약이 어려워지면서 인근 도봉구와 강북구도 매물을 찾아봤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 씨는 "500가구 규모 단지에 매물이 1건도 없는 경우가 있다"면서 "전셋값이 오른 점도 부담이어서 오피스텔로 눈을 돌려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오는 5월9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시행하면서 매도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임대차 수요자의 이사 대란이 심화되고 있다. 매도나 직접 거주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307건으로 전년 동기(2만7745건) 대비 44.8% 줄었다. 같은 기간 월세 매물도 26.3%(2만4건→1만4744건) 감소했다.


4500가구 이상의 성북구 한신·한진아파트도 전세 매물이 4건에 불과하다. 실거주 수요가 많은 강북구 SK북한산시티도 매매 매물은 49건 쌓였으나 전세 매물은 단 1건 등록됐다.

하반기 장특공제 개편 대비해야

전세매물이 줄어든 원인에는 양도세 외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도 있다. 10·15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되면서 갭투자(세입자가 거주하는 집을 매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7만4173건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 조건을 완화하기로 공식 발표한 지난 9일(7만6631건)보다 2458건(3.2%) 감소한 수치다. 다주택자 매물이 집중됐던 지난 3월 21일(8만80건)에 비해 한 달 만에 5000건 넘게 줄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은 다시 상승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 주(2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평균 0.15% 올랐다. 상승 폭은 0.05%포인트 커졌다.

서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 1월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을 밝힌 뒤 2월 첫째 주부터 떨어졌다. 3월 셋째 주에 0.05%까지 내려왔고 3월 다섯째 주 0.12%로 4월 첫째 주 0.10%로 오르내린 후 3주 만에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관망세를 보이는 지역과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며 상승 거래가 포착되는 지역이 혼재하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체적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와 세제 변화가 맞물리며 전·월세 수요자가 주거지를 구하지 못하는 '임대차 대란' 전조가 뚜렷해졌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하반기 1주택자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에도 나설 계획으로 이 같은 주거 불안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금 부담이 전·월세 가격에 반영되는 '조세 전가'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를 완화할 수 있는 금융·공급 정책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