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비은행 컸지만 속내는 '온도차'…증권·카드 웃고 보험 주춤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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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 올해 1분기 비은행 부문 존재감을 키웠지만 계열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자본시장 호조를 등에 업은 증권과 카드는 실적 개선 흐름을 뚜렷하게 나타낸 반면 보험 계열사는 시장 변동성과 손해율 부담이 겹치며 상대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비은행 순익 비중은 커졌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성장과 부진이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23일 KB금융지주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그룹 당기순이익은 1조892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973억원)보다 11.5% 증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환율·금리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을 중심으로 순수수료이익이 큰 폭 성장하며 견조한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비은행 비중 확대…수익 구조 다변화 본격화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 확대다. KB금융의 비은행 순익 기여도는 2025년 1분기 42%에서 2026년 1분기 43%로 1%포인트 상승했다. 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은행 의존도가 높은 금융지주 실적 구조를 감안하면 비은행 부문이 그룹 이익의 절반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존재감을 키웠다는 데 의미가 있다. KB금융도 이를 두고 "비이자·비은행 펀더멘털 확대 본격화"라고 평가했다.비은행 약진의 배경에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있다. 1분기 그룹 비이자이익은 1조650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920억원)보다 27.8%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순수수료이익은 1조3593억원으로 1년 만에 45.5% 늘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증권,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관련 계열사의 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은행의 자산관리 수수료이익도 유의미하게 향상되면서 전체 순수수료이익 증가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수수료이익 구조를 봐도 비은행 중심 재편 흐름은 더 뚜렷하다. 은행 및 비은행 부문 수수료이익 비중은 2025년 1분기 은행 29.2%, 비은행 70.8%에서 2026년 1분기 은행 27.7%, 비은행 72.3%로 변화했다. 단순히 순익 기여도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실적의 질적 기반인 수수료이익에서도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자본시장 관련 수익이 그룹 전반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한층 선명해졌다고 볼 수 있다.
증권이 이끌고 카드가 받쳤다…비은행 성장 견인
다만 비은행 내부에서는 계열사별 온도차가 뚜렷했다. 성장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3% 급증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자본시장 활성화에 따른 주식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 등 자산관리(WM) 관련 수익이 확대된 가운데, 주식 운용(Equity) 수익 개선에 따른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실적 개선세가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실제 KB증권의 올 1분기 WM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4.2% 증가한 5099억원, S&T 영업이익은 81.3% 늘어난 1840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와 운용이익이 동시에 살아나며 비은행 실적 확대의 핵심 축 역할을 한 것이다.
수익성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KB증권의 1분기 총자산이익률(ROA, 자산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는 1.71%, 자기자본이익률(ROE, 투자된 자본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19.21%로 주요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자산총계는 88조6438억원, 자본총계는 7조86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익 규모의 증가뿐 아니라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도 KB증권의 실적 회복세가 두드러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KB국민카드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75억원으로 전년 동기(845억원) 대비 27.2%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579억원 늘어나며 116.7% 급증한 수준이다.
실적 개선은 단순한 일회성 요인이 아니라 수익 구조 변화에 기반한 결과로 해석된다. 총자산과 카드 이용금액 증가에 따라 비이자이익이 확대된 데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건전성 관리 효과가 반영되면서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660억원 감소했다. 수익성과 비용 구조가 동시에 개선되며 이익 체력이 강화된 모습이다.
건전성 지표도 뚜렷하게 개선됐다. 1분기 연체율은 1.21%,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 부실로 분류되는 대출의 비중)은 1.00%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40%포인트, 0.32%포인트 낮아졌다. 카드업계 전반의 건전성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중장기적인 안정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카드 부문은 절대 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증권에 비해서는 아직 격차가 있다. KB국민카드의 ROA는 1.46%, ROE는 7.82%로 KB증권보다 낮았다. 카드 수익성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자본시장 호조를 직격으로 받은 증권만큼의 폭발력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충당금 부담 완화와 이용액 성장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확인된 점은 향후 비은행 실적의 또 다른 버팀목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확인된 펀더멘탈과 플랫폼 성장세를 기반으로 AI 중심 경영체계 전환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 자본 효율성 중심의 성장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우량자산 확대를 통한 질적 성장과 함께 글로벌 및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지속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B보험 형제 '주춤'…손해율·투자손익 부담
반면 보험 계열사는 시장 환경 부담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KB손해보험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3135억원보다 36.0% 감소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손익 감소와 전 보험 부문 손해율 상승으로 인한 보험영업손익 하락으로 2026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언급했다.실제 보험손익은 1828억원으로 전년 동기(2631억원) 대비 30.5% 감소했다. 장기보험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이 각각 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투자손익도 1281억원으로 같은 기간 22.7% 줄었다.
KB손보는 이익은 줄었지만 장기 성장 기반까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1분기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보험사가 앞으로 인식할 이익의 현재 가치)은 9조47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고, 신계약 CSM도 4174억원으로 11.6% 늘었다. K-ICS 비율(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은 188.0%로 전년 동기보다 5.8%포인트 높아졌다. 즉 단기 실적은 손해율과 투자손익 영향으로 흔들렸지만 장기 보험가치와 자본건전성은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는 얘기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향후 차별화된 상품 개발과 전사적 마케팅 전략을 기반으로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AI를 이용한 선제적 손해율 관리 및 유지율 제고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라이프생명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798억원으로 전년 동기(869억원)보다 8.2% 감소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투자손익 축소와 세법 개정 등에 따른 예실차(예상과 실제 수익 간 차이) 확대가 일시적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부 수치를 보면 보험영업손익은 662억원으로 전년 동기(773억원) 보다 14.4% 감소했고 예실차는 11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투자영업손익도 227억원으로 같은 기간 47.2% 줄었다.
다만 KB라이프도 기초체력은 유지하는 모습이다. K-ICS 비율은 277.8%로 전년 동기보다 43.7%포인트 높아졌고, CSM은 3조4408억원으로 15.1% 증가했다. 신계약은 1415억원으로 12.6% 늘었다. KB금융 관계자는 "건강보험 출시 등으로 CSM은 지속 증가 중"이라며 단기 순익은 둔화됐지만 신계약 가치와 건전성은 오히려 개선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비은행 확대 속 '희비 교차'…계열사별 온도차
결국 이번 KB금융의 비은행 실적은 '비중 확대'와 '내부 희비 교차'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그룹 차원에서는 비은행 순익 기여도가 43%로 높아지고, 비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에서 비은행 존재감이 더 커지면서 수익 구조 다변화가 진전됐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자본시장 호조 수혜를 입은 KB증권과 건전성 개선 효과를 본 KB국민카드는 성장했고,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은 투자손익 악화와 손해율, 예실차 부담 등으로 실적이 주춤했다. 비은행 확대가 곧 전 계열사의 동반 호조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전무는 "전통적 은행 산업에 있어서는 '위기'로 인식될 수 있는 '머니무브'의 물결을, 비이자·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며 그룹의 전체 펀더멘털이 한층 더 레벨업 되었다"며 "수익구조의 다변화와 내실화는 주주와 기업가치제고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의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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