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27일 쿠팡 등 7개 오픈마켓의 개인정보 유출 및 대금 정산 보류에 대한 불공정 약관 11개 유형을 시정했다. 곽고은 공정거래위원회 약관특수거래과장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회사는 서버에 대한 제3자의 모든 불법적인 접속 또는 서버의 불법적인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손해에 관하여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피해에 대한 사업자의 책임을 면책하는 쿠팡·네이버 등 오픈마켓 사업자들의 약관이 시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과 네이버, 컬리, SSG닷컴, G마켓, 11번가, 놀유니버스 등 7개 주요 오픈마켓 사업자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4개 분야 총 11개 유형의 불공정 조항을 시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내 전자상거래 거래 규모가 2023년 242조원에서 2025년 275조원까지 증가함에 따라 사업자의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우선 개인정보 관련 면책 조항을 손질했다. SSG닷컴을 제외한 6개사는 개인정보 유출 시 사업자 귀책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자가 모든 손해를 부담하도록 규정해왔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배치되는 조항으로 앞으로는 사고 발생 시 사업자가 귀책사유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변경된다.

쿠팡에 대해서는 이용자 권리 강화를 위한 추가 조항들이 시정된다. 이용자 동의 없이 결제 방식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조항과 회원 탈퇴 시 원상회복 청구권을 포기하도록 하는 조항이 수정 대상이다. 앞으로는 회원이 직접 지정한 순서대로 결제할 수 있게 되며 탈퇴 시 소멸시킬 수 있는 전자지급수단의 범위도 무상 지급분 등으로 한정된다.


컬리는 약관보다 플랫폼 운영 정책을 우선 적용해 기존 약관 내용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게 한 조항이 시정됐다. 플랫폼이 객관적인 사유 없이 약관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 이용자에게 불리하다는 판단이다. 이외에도 약관 개정 시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묵시적 동의로 간주하거나 손해배상 범위를 일정 금액으로 제한하는 조항들도 수정된다.

입점업체에 대한 판매대금 정산 보류 조항도 구체화했다. 쿠팡, 컬리, 11번가는 기존에 자의적인 판단으로 대금 지급을 미룰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법령 위반 등 객관적이고 불가피한 경우로 정산 보류 요건이 한정된다.


곽고은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현재 플랫폼들이 약관 자진 시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달 초 개정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자진 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정권고 및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며 이에 불응할 경우 검찰 고발까지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