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28일 오후 노동자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중대재해처벌법 위반)를 받는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처음 구속기소된 박영민 전 영풍 대표이사가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근로자 안전 사고가 발생한 석포제련소 운영사 영풍 역시 벌금형이 유지됐다.


대구지법 형사항소3-2부는 28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박 전 대표와 배상윤 전 영풍 석포제련소장, 주식회사 영풍 등에 대한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박 전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원청 대표가 구속기소 된 국내 첫 사례다.

앞서 박 전 대표와 영풍 등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2023년 12월 경상북도 봉화군에 있는 석포제련소에서 탱크 수리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 비소 가스에 노출·중독되게 함으로써 장기부전으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소는 인체에 매우 해로운 독성 물질로 소량만으로도 세포 기능을 방해한다.


이 사고에 대해 영풍은 올해 초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아연 제련 공정인 정액 1단 공장 내 모터 교체 작업 중 삼수소화비소에 노출돼 도급업체의 현장 작업자 1명이 사망했으며 직영 및 도급 작업자 3명 중상에 따라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도급업체는 '석포전력'으로 알려졌다.

아연 제련소에서는 금속 광석에 있는 불순물인 비소를 제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독성 가스가 발생한다. 금속의 품질과 근로자 안전, 지역환경 보호 등을 위해 비소 제거와 관리는 제련소 운영의 필수 업무로 꼽힌다. 1심과 항소심 모두 영풍 경영진과 영풍, 석포제련소 등이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고 관련 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비소 중독 사고에 대해 2025년 11월 1심 법원은 박 전 대표와 석포제련소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근로자의 산업 재해를 예방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혐의(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로 기소된 배상윤 전 석포제련소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법인 영풍에는 벌금 2억원, 석포 전력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항소3-2부는 항소를 기각하면서 1심 법원 판단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배 전 소장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던 모터 교체 작업은 관리 대상 유해 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에 해당한다고 보여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바꾼다"면서도 "박 전 대표이사와 영풍 등 부분에 관해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영풍 석포제련소에서는 2023년 12월 비소 가스 중독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두 건의 안전사고로 2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3개월 뒤인 2024년 3월 전해 1공장 냉각탑의 내부를 청소하던 근로자 1명이 떨어진 석고 덩어리에 맞아 사망했고 2025년 6월 토양 정화 작업을 하던 크레인이 지반 붕괴로 전도돼 근로자 1명이 사망했다. 현재 두 사망 사고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영풍은 2023년 12월부터 발생한 3건의 안전사고의 후속 조치로 ▲환기설비 설치 ▲아르신 감지기 설치 ▲냉각탑 청소 작업 방식 개선 ▲사면 안전화 보강 공사 등을 했다고 사업보고서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