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 투입된 신안 1호 민간정원 파인클라우드

신안 민간정원 1호 파인클라우드 전경/사진=신안군


전남 신안 '파파머리' 노부부의 벽화가 있는 암태 기동삼거리에서 자은도 방향에 암소가 누워 있는 형상의 산 아래 파인클라우드가 둥지를 틀었다.


서해의 일몰과 일출이 환상인 이곳에 경상북도 문경 사람인 최용일 파인클라우드 대표가 사비 110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민간정원이다.

2022년 전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한 이곳은 신안 1호 민간정원으로 파인정원, 유리온실, 파인 카페 등 편의시설과 문화공간을 갖췄다.


꽃 양귀비, 보랏빛 수국 등 다양한 식물들이 정원 곳곳에 식재됐고 넒은 연못에는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와 분수, 물레방아는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충주댐 수몰 당시 수집해 뒀던 기임괴석은 천사대교 개통 전 우여골절의 수송과정을 걸쳐 정원 한켠을 장식하고 있다.


동물농장을 탈출한 토끼는 정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해방감을 맛보고 있다. 정원 한켠에는 공작새와 닭 등이 살고 있는 동물농장과 어린이들이 흙을 만지고 식물을 관찰하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체험장이 조성돼 있다.

고풍스러운 나무 정자 쉼터 두 곳도 조성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그네가 있는 장소에서는 천사대교 등 다도해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파인클라우드는 펜션과 카라반 등 다양한 숙박시설도 구비하고 있다. 정원 카페에서는 조식으로 갓 구운 빵과 커피도 제공한다.

파인클라우드 전경/사진=홍기철기자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유통업을 한 최용일 대표가 거액을 투자해 신안에 정원을 만들게 된 사연도 각별했다.

최 대표는 47년 전부터 신안 암태와 자은도 등을 수차례 드나들며 신안의 풍광에 빠져 이곳 암태에 별장을 짓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는 유년 시절 학교에서 온실을 담당하며 분재와 국화 기르는 걸 배웠다고 했다. "유리 온실 한번 해봐라"는 은사님의 말은 최 대표의 진로를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최 대표는 "회사 다닐때도 건물 옥상에 화분 70여개를 길러 봤는데 민원이 들어와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그때부터 별장을 지을 겸 자리를 물색했는데 여기 암태가 최고였다"고 말했다.

파인클라우드는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목포- 신안 압해대교- 천사대교- 암태기동삼거리- 자은도 방향 5분거리에 있다.

해남 문가든 '자연이 내 정원을 품었다'

문가든 미니어처/사진=홍기철기자


전남 해남 계곡면에도 지역 최초의 민간정원 문가든이 자리하고 있다. 50여 년전 황폐했던 땅을 문홍식 대표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저수지인 오류제가 감싸고 흑석산이 굽어보이는 뛰어난 풍광 속에 자리한 이곳은 1만㎡ 의 정원에 팽나무, 철쭉, 매화, 모과, 동백 등 102종 7000여 그루수목자원을 갖추고 있다.

또 정원은 정원트레일, 숲속산책로, 포토존, 저수지를 품고 있고 숲속에는 온실이 있다. 헌 신발은 화초의 둥지가 됐다. 문 대표의 낡은 골프화에도 화초가 식재돼 한켠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 정원의 시그니쳐는 흑석산이다. 여름날 비가 내린 뒤에는 검은 바위산이 모습을 드러내고 겨울에는 바위에 눈이 뒤덮인 '백석'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잘 가꿔진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정원과 저수지가 맞닿아 있는 듯한 경계가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카악에 앉아 노를 저으면 흑석산을 배경으로 멋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저수지 주변을 따라 이어진 데크길도 정원을 찾은 방문객들에 인기를 끌고 있다. 정원주는 방문객들이 정원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곳곳에 벤치를 만들어 놓았다.

정원주 문가든 대표는 다른 곳에 있는 정원과 문가든의 차이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리가 좋다"고 짧게 답했다.
문홍식 대표가 방문객들에 정원을 소개하고 있다./사진=홍기철기자


그는 "사람들은 정원에 가면 면적이 얼마나 큰가에 관심이 많다"며 "그러나 등기상 면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정원에서 보이는 것 자체가 우리 집 정원"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정원은 주변 풍광과 조화가 이뤄야 한다"며 "저 앞에 보이는 선과 우리 정원이 하나로 이어진 것 처럼 '자연스럽다'는 말을 방문객들이 한다"고 귀띔했다.

문 대표는 "인위적으로 호수를 조성해 놓고 수천, 수억원짜리 나무를 식재해 놓으면 관람객들이 탄성을 지르지만 감동은 안한다"며 "자연스럽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편하니까 좋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신안 파인클라우드, 해남 문가든 등이 속해 있는 남도예술정원 협의체는 전남남부권 소도시 여행권역 2권역(신안·진도·해남·완도·목포)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지자체, 관광사업체, 공공기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협력 플랫폼으로 2025년 10월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