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의 통근 버스가 다니는 수도권 남부지역 아파트가 '셔세권'(셔틀버스 노선 인접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가격이 수정된 물건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의 역대급 성과급 지급으로 수도권 남부 아파트에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 근접) 수요가 몰리고 있다. 통근 셔틀버스가 정차하는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 역세권) 인근 아파트는 전용 84㎡ 실거래가가 19억원을 돌파하며 호가가 20억원에 형성됐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기업 셔틀 노선이 집중된 경기 남부지역의 1~4월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최대 7%대로 수도권 평균(2.05%)을 크게 앞질렀다. 용인 수지(7.24%)가 가장 높고 하남(4.73%) 성남 분당(4.59%) 수원 영통(3.67%) 화성 동탄(2.88%)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셔틀이 동시 정차하는 용인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는 올해 3월 17억4000만원(28층)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화성·수원 사업장과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연결하는 셔틀 3개 노선이 교차하는 화성 동탄구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5.0' 올해 4월 11억5000만원(24층)에 신고돼 지난해 말 대비 1억원 이상 올랐다.

동탄과 광교신도시에선 전용 84㎡ 기준 실거래가가 20억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동탄신도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주상복합) 전용 84㎡는 지난달 10일 19억4000만원(23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네이버페이부동산에 나온 매물의 호가는 최고 20억원이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자연앤힐스테이스' 전용 84㎡도 지난달 11일 19억원(8층)에 실거래됐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부동산 정보 앱 집품에 따르면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수원 영통구는 1분기 총 1500건이 거래되며 전년(1165건) 거래량을 웃돌았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시의 올 1분기 아파트 거래량은 432건으로 전년 동기(319건) 대비 35.4% 증가했다.

용인 수지구는 1분기 1747건이 거래돼 전년(1765건)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집품 관계자는 "맞벌이 대기업 종사자의 수요가 유입되며 영통과 평택, 이천 등 반도체 벨트 전역에서 거래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실적 개선과 성과급 기대가 반영돼 기업 종사자의 수요가 몰리고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6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삼성역 무정차 방식으로 전 구간(파주 운정-서울역·수서-동탄) 연결되고 2028년 삼성역 개통이 예정된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경기 남부는 GTX-A 등 교통 호재와 직주근접 수요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신축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실거주 수요가 지속해서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