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5만가구+α' 공급…부동산 대책 이르면 13일 나온다
도심 유휴부지·3기 신도시 총동원…"얼마나 빨리 짓느냐"가 관건
학교·공공기관·군부대까지 활용…실수요자 대출 '핀셋 완화'도 검토
용산·그린벨트 등 서울 공급 후보지 검토…서울시와 협의가 변수
이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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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르면 오는 13일 수도권에 5만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내용의 종합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서울 도심의 공공기관·학교 등 유휴부지를 주택 용지로 활용하고, 역세권과 노후 저층주거지를 고밀 개발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이미 확보한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의 사업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착공을 앞당기고 비아파트 공급도 확대할 전망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과 7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두 차례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를 열고 추가 주택 공급대책의 최종안을 다듬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기존 공급대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가용한 주택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주문한 데 이어 2차 회의에서도 수도권 주택 공급을 전폭적으로 확대하고 기존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 공급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의에 소요된 시간만 13시간30분에 달한다. 정부는 현재 최종안에 대한 대통령 보고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 추가 회의는 예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시점으로는 오는 13일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최종 조율 과정에서 일정이나 규모가 일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다음주 발표 흐름으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규 택지보다 ‘도심에서 빨리 짓기’
이번 대책의 핵심은 대규모 신규 택지를 조성하는 것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부지를 최대한 찾아 공급 속도를 높이는 데 있다. 서울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부지와 서울지방조달청 부지, 학교 이전이나 폐교로 비게 된 옛 공항고·청담고 부지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공공부지를 주택뿐 아니라 업무·생활시설과 결합한 복합개발 방식으로 고밀 개발해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이다.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도 공급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부지의 주택 공급에 반대하고 있어 서울시와의 협의가 변수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 군부대와 국공유지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부 안팎에선 이번 대책의 추가 공급 규모로 최소 5만가구 이상이 거론되지만, 정부가 향후 2~3년 내 착공 가능한 물량을 중심으로 추리고 있어 최종 발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도심복합사업도 공급 카드…44곳·6만가구 신청
역세권과 노후 저층주거지를 공공 주도로 고밀 개발하는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도 주요 공급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난 5월 마감된 서울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공모에는 16개 자치구 44곳에서 약 6만가구 규모의 주민 제안이 접수됐다. 강남3구에서도 7곳이 신청했다. 특히 강남구 논현1동은 약 19만㎡부지에 기존 2490가구를 4000가구 이상으로 늘리는 대규모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도심복합사업 5만가구를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다만 후보지 지정이 곧바로 공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토지주 동의율을 확보해야 하는 데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담금 부담과 공공 주도 개발에 대한 주민 반발 등도 넘어야 할 과제다.
3기 신도시는 ‘직렬→병렬’…공급 시점 앞당긴다
이미 확보된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는 새로운 물량을 추가하기보다 착공 시기를 앞당기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환경·교통영향평가, 문화재 조사, 토지 보상, 인허가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기존 ‘직렬 방식’을 가능한 절차부터 동시에 진행하는 ‘병렬 방식’으로 바꾸고 통합심의를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통상 60개월가량 걸리는 사업 기간을 30개월 이하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택 착공은 6만5204호로 연간 목표 26만8000호의 24.3%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0.7% 감소했다. 연간 목표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만 20만호가 넘는 물량을 추가로 착공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재정경제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가유산청, LH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택지 신속 혁신단’을 통해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문화재 조사, 토지보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요인을 한꺼번에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린벨트와 준공업지역도 추가 공급 후보군이다.
서울에선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일대 등이 거론되지만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영등포구 문래·양평동과 구로구 등 준공업지역의 고밀 복합개발도 검토되고 있다.
대출은 전면 완화보다 ‘핀셋 지원’
금융 대책도 함께 담길 전망이다. 지난 7일 회의에선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를 전반적으로 풀면 주택 수요만 자극해 집값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인 규제 완화보다는 지원 대상을 선별하는 ‘핀셋 완화’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대책의 성패는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가용 택지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시장이 체감하려면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 속도가 중요하다”며 “기존에 발표된 공급계획을 현실화하고 공급까지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공급 대책도 필요하지만 이미 발표된 사업들이 속도를 내고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 것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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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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