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 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서울 양천구갑)이 폐기버스를 개조해 청년 임시주택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가 논란이 되자 입장을 철회했다. 민주당은 당 입장과 무관하다고 밝혔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황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대학가 청년들의 단기성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해 본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운하의 보트하우스를 사례로 들며 "폐선박이나 중고선박을 리모델링해 1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며 주택 문제 해결책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황 의원은 "리모델링 비용을 5000만원 정도만 잡아도 1만 세대면 전체 5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동성과 접근성 제고를 위해 대학가 또는 지하철 역사 주변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강구할 필요도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청년층과 국민의힘 등에서 반발이 나오자 황 의원은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고 "버스 하우스에 청년분들이 불쾌감을 느끼신다고 한다"며 "버스 하우스 개념은 순수한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 해명 글도 이후 삭제한 뒤 추가로 "주택공급책으로 '주교복합개발'을 제안한다"며 학교와 주택을 함께 개발하는 방안을 새로 내놨다.

민주당은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입장을 통해 "황희 의원의 버스하우스 등 단기성 주거 공간 관련 페이스북 게시글은 당 입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의원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장 대표 좌측에는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 / 사진=뉴스1


국민의힘은 황 의원의 제안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장관, 청와대 수석, 민주당 의원님 자녀들부터 시범 케이스로 들어가 살아보면 어떨까"라며 "청년층 자가 보유율이 27.7%까지 떨어졌다. 2017년 통계 정비 이후 처음으로 30% 이하로 추락한 수치"라고 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폐기 처분될 버스 개조해 줄 테니 단기로 살라는 말은 청년세대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라고 했다. 청와대를 향해선 "청년을 버스 안으로 내모는 주거 정책 구상에 대한 분명한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이런 발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이 폭망했다는 뜻"이라고 적었다.


개혁신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남경수 개혁신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주택 공급을 늘릴 생각도 없는 민주당스러운 발상"이라며 "황당한 아이디어를 대안이라고 내놓을 거라면 황희 의원은 앞으로 부동산 정책을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서울시당은 지난 6일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 대응 간담회를 열고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전월세 시장과 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등이 주요 관심 대상으로 거론됐다.

정치권에선 한강벨트 등 서울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이 이번 세제 개편안의 파장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의원도 서울 양천구갑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6·3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고, 22대 국회 후반기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배정됐다. 문재인 정부에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