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앞두고 노노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반도체(DS)부문 이익 만을 우선시한 투쟁 노선에 반발해 공동투쟁본부를 이탈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다른 두 노조에 차별 중단 등을 요구하며 법적대응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전날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에 공문을 보내 교섭 정보 공유 및 차별대우 금지 등 공정대표의무 준수를 촉구했다.

동행노조는 이번 공문에서 두 노조에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심지어 비하 등을 지속했다"라며 "이는 단순한 노노갈등을 넘어 우리 노조 존재 자체를 배제하고 부정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섭 관련 세부 진행 상황과 사측 제시안·노조의 수정 요구안 전문, 동행노조 의견 수렴, 교섭 일정·주요 쟁점 사항, 초기업노조의 공식적인 사과와 즉각적인 비하 금지 등을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당초 초기업노조, 전삼노와 함께 공동투쟁본부를 꾸려 사측을 상대로 성과급 투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DS부문에 치중된 요구안이 이어지자 지난 4일 양 노조에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을 보낸 뒤 공동전선에서 빠졌다.


동행노조는 반도체만이 아닌 디바이스경험(DX)을 포함한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했으나 두 노조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초기업노조와 전삼노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DX부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를 내놓지 않았다. 조합원 구성의 80%가 DS 부문에 편중된 만큼 DX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DS부문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흐름을 타고 역대 최고 실적 경신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DX부문은 수익성 악화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DX부문은 전 사업부에서 비용 30% 감축에 나섰으며 조직 효율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가 현실화할 경우 DS부문 임직원은 단순 계산상 1인당 6억원 가량의 보상을 받게된다. 특히 메모리뿐 아니라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와 시스템LSI 사업부도 DS부문으로 묶여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반면 DX 임직원은 성과급 잔치에서 배제될 것이란 관측이다.

동행노조의 조합원 수는 2400여명 수준으로 이들이 전선에서 이탈해도 21일 예정된 총파업을 추진하는데는 무리가 없다. 다만 내부 임직원들이 반도체와 비반도체 부문으로 나뉘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대로는 조직 결속력이 크게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번진다.

동행노조는 오는 8일 정오까지 두 노조의 회신을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공문 수령 이후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 정보나 상황 공유를 거부 또는 우리 노조 조합원을 향한 불이익에 대한 발언 및 발생 우려를 포함 비하 등이 지속되는 경우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및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 및 강력한 대응을 즉각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