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조정식·박지원·김태년 국회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치는 가운데 이번 경선에서 선출되는 후보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후임으로 22대 국회 후반기 2년을 이끌게 된다. 사진은 김태년(왼쪽부터), 박지원,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조정식(6선)·박지원(5선)·김태년(5선) 국회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의 승자에 관심이 쏠린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후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이번 경선에서 조정식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호흡', 박지원 의원은 '경륜과 정치력', 김태년 의원은 '정책 역량' 등을 내세우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13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한다. 이번 경선은 의원 투표 80%, 권리당원 투표 2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 권리당원 투표가 반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전반기 의장 후보 경선 당시 당원 지지세가 강했던 추미애 전 의원이 우원식 의장에게 패하자 당원 반발이 일었고 이후 민주당은 당헌·당규를 고쳐 국회의장 후보 선출 과정에 권리당원 투표를 반영하기로 했다. 경선의 승자는 20일 본회의에서 차기 국회의장으로 정식 선출된다.


국회법 3항 10조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국회 사무를 감독한다. 본회의 개의와 법안 상정 여부, 의사진행 전반에 대한 판단이 국회의장의 권한에 속한다. 국무총리와 장관 등 국무위원도 국회의장의 허가를 받아야 본회의에서 발언할 수 있다. 국회 대표자로서 입법과 운영을 총지휘하는 책임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번 경선에는 조정식·박지원·김태년 의원이 출마했다. 조 의원은 당내 최다선인 6선이고 박 의원과 김 의원은 각각 5선이다. 세 명의 후보는 모두 지난 4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후반기 국회 운영 구상을 밝혔다. 민생과 개헌,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뒷받침을 공통적으로 내세웠지만 강조점은 달랐다.
조 의원은 이 대통령과의 호흡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조 의원은 이 대통령과의 호흡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2022년 당 사무총장을 맡았고 최근에는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으로도 활동했다. 출마 선언에서도 "국정철학을 뼛속까지 이해하고 함께 뛰며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재명 정부와 함께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고 23대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의 교두보를 놓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조 의원의 정무특보 사퇴 글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그간 수고 많으셨다. 언제나 함께해주셨는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적었다. 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이 사실상 조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배경 때문에 친명계 의원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조 의원이 이번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공약도 이재명 정부의 입법 과제와 맞닿아 있다. 조 의원은 오는 6월 안에 후반기 원 구성을 마치고 7월부터 국회를 열어 12월까지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입법을 100%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매주 목요일 본회의를 열고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민생입법 처리 주간'으로 정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취임 즉시 개헌특위를 꾸려 임기 안에 개헌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의원은 오랜 정치 경륜과 대중적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힌다.사진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박 의원은 1942년생으로 최고령 현역 의원이다. 오랜 정치 경륜과 대중적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민주당 권리당원의 비중이 큰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권리당원 투표가 처음 반영되는 이번 경선에서 박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의장은 시니어 어른이 한다"며 "국회의장이 된다면 박지원의 개인 정치는 없다. 박지원이 국회의장 깜이다"라고 적었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가정보원장 등을 지낸 박 의원은 국회의장을 정치 인생의 마지막 소임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는 "물리적으로 마지막 도전"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 분을 끝까지 충성스럽게 모셨듯이 마지막 정치인생을 국민과 당원, 이재명 대통령께도 충성을 다해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검찰·사법개혁 완수와 '명품 국회'를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 선포 요건 강화,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 확대 등 개헌 의제에도 적극적이다. 박 의원은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선제적으로 정비해서 더 빨리, 더 확실하게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며 협치를 하더라도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은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김 의원은 정책 역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김 의원은 일 잘하는 국회의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그는 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꼽힌다. 원내 협상과 정책 조율을 모두 경험한 만큼 후반기 국회를 정쟁이 아닌 민생 입법과 개혁 과제 처리의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국민주권시대를 제도로 완성하고 대전환의 파고 앞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켜내겠다"며 "이를 위해서는 일 잘하는 국회가 필요하고 그 중심에 일 잘하는 국회의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이 있어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입법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김 의원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두 사람은 20대 시절 청년·시민운동을 함께한 사이로 김 의원이 1995년 청년운동 과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 이 대통령이 변호인을 맡은 인연이 있다. 김 의원이 경기 성남 수정구에서만 5선을 지낸 점도 성남시장을 지낸 이 대통령과의 정치적 접점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고 의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하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김 의원의 핵심 공약도 '일하는 국회'다. 그는 상임위원장이 고의로 회의를 열지 않거나 법안 심사를 지연할 경우 다른 정당 간사가 직무를 대행하고 국회의장이 대행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임위원 3분의 1 이상 요구와 과반 찬성으로 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패널티 장치도 공약했다. 의장 직속 민생경제전략회의체를 신설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김 의원 측은 이번 경선에서 대통령과의 친분이나 선수 경쟁보다 국회 운영 능력과 입법 성과를 앞세워 유의미한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우리는 가장 허수가 없는 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과 성과, 비전 중심으로 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