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만의 개헌, 국민의힘 표결 불참에 또 불발…민주당 "8일 재표결"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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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만의 개헌이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8일 본회의를 열어 재표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전향적으로 돌아서지 않는 한 개헌안 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는 7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하지만 재석 178명에 그치며 의결정족수 미달로 최종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개헌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286명의 3분의 2인 191명 이상의 찬성이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이 찬성표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당 차원에서 표결에 집단 불참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 등 원내 6개 정당은 지난달 3일 의원 187명 명의로 개헌안을 공동 발의했다. 개헌안은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비상계엄 선포 시 국회 사전 승인 의무화, 지역 간 균형발전 책임 명시 등을 담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발의한 '윤석열 정권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조작기소 특검법)에 반발하며 개헌을 반대했다. 이 법안에는 특검이 검사의 수사를 재수사하고 이미 기소된 사건의 공소를 직접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이를 이재명 대통령의 '셀프 면죄부'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본회의 연설을 통해 "헌법 개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국민의 뜻을 담은 올바른 개헌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졸속 누더기 개헌 폭주는 국민과 함께 결사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정부와 여당은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잘 지키고 있느냐"며 "오히려 앞장서서 사법 체계를 무너뜨리고 법치주의를 유린하고 있지는 않느냐"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우 의장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당론은 개헌 반대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렸다"면서 "지금 이재명 대통령의 범죄를 지우기 위해서 반헌법적인 위헌적인 특검 법안을 추진하면서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고 밝혔다.
반면 천준호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본회의 연설을 통해 "국민의힘 불참의 진짜 이유는 불법 계엄 옹호"라면서 "기회를 놓치면 영원한 내란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헌안에 대한 국민의 여론은 압도적 찬성"이라며 "국민의힘은 계엄과 내란에 동조했던 과오를 개헌안 찬성으로 속죄하기 바란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 표결 직전까지 야당을 설득했다. 우 의장은 "개헌은 정쟁 대상이 아니다. 시대의 변화를 담지 못하는 낡은 헌법을 바꾸자"고 호소했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개헌을 정쟁의 볼모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의 당론 철회와 개별 투표를 요청했다.
여야 합의 불발로 개헌이 무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대통령 4년 연임제 도입과 기본권 강화를 골자로 개헌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표결 거부에 따라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2020년에는 여야 의원 148명이 일정수의 유권자가 직접 개헌안이나 중요 법률안 등을 제출할 수 있는 '국민발안제'를 담은 개헌안을 발의했다. 이 역시 미래통합당의 표결 거부와 20대 국회 임기 종료가 맞물려 자동 폐기됐다.
1987년 마지막 개헌은 여야 합의로 결실을 맺었다. 간선제 유지를 선언한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4·13 호헌 조치'에 맞서 6월 민주항쟁이 일어나자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대표는 '6·29 선언'으로 직선제를 약속했다. 민정당과 통일민주당은 그해 7월31일 '8인 정치회의'를 꾸려 한 달 만에 헌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골자로 한 현행 헌법은 10월12일 본회의에서 찬성 254명, 반대 4명으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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