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4월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가 고용노동부 중재로 성과급 재협상에 들어간다.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사업부 성과급 규모와 노조 내부 갈등이 협상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1~12일 성과급 사후조정 절차를 진행한다. 지난 3월27일 협상이 중단된 지 45일 만이다. 삼성전자 사측과 임금 협약 교섭에 나서는 노조는 '초기업노동조합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다.

삼성전자에는 7만3000여명 규모 초기업노조를 비롯해 1만6000여명 규모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2300여명 규모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 등 3대 노조가 있다. 2026년 임금 협약 교섭권과 체결권은 지난 4월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에 위임됐다.


3개 노조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은 사측과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2026년 임금 협약 교섭을 벌였지만 성과급 기준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이후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돼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중재에 나섰다. 지난 8일 오후 삼성전자 사업장을 관할하는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도형 청장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면담했다. 사측까지 포함한 노사정 미팅이 이어졌고 노동부가 사후조정을 권유하자 초기업노조는 이를 수용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4월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사후조정 국면에서 조정위원회는 임금협약 쟁점에 대한 조정안을 제시하고 노사는 이를 바탕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성과급 지급 기준과 규모다. 사측은 DS 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경쟁사 수준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삼성전자의 인원 규모가 경쟁사보다 큰 만큼 단순히 영업이익의 10%만 재원으로 삼을 경우 메모리 사업부 등의 1인당 지급액이 경쟁사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측은 적자가 이어져 온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해서도 경영성과가 개선되면 최대 75% 수준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내놨다.


반면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제도화하고 산정 기준 투명화와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이 가정한 올해 DS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270조원)를 기준으로 하면 성과급 재원은 40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노조안을 적용하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1인당 약 6억2000만원, 공통 조직은 5억4000만원,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3억6000만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인 1인당 6억원 안팎의 지급도 가능하지만 수년째 적자 상태인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에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적자 상황을 겪은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노조 내부의 갈등도 협상의 또 다른 변수다. 전사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고르게 나눌 수 있도록 '전사 공통재원'을 교섭 안건에 포함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공통재원 활용을 주장하지만 노측 대표인 최 위원장은 안건 포함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노조 조합원의 대다수가 DS 소속인 상황에서 교섭이 DS 부문 성과급 중심으로만 흘러가자 이에 대한 내부 반발도 커지는 모양새다. 사내 익명 커뮤니티 등에선 지난 4월 위임한 임금협약 교섭권을 회수하고 사후조정 노측 위원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업이 초래할 국가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도 노조 내부에서 의견이 통일되지 않고 있어 아쉽다"며 "사측이 비메모리 부문 성과급까지 약속한 만큼 노조도 회사의 제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