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22일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향로봉경계작전중대를 방문한 국회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부대원을 격려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국민의힘·충남 서산시태안군)이 외부 피격에 의해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가 폭발했다는 정부 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이라던 대통령님 이제 어떻게 하시겠느냐"고 지적했다.


성 위원장은 10일 밤 페이스북에 "외교부가 나무호에 대해 미상의 비행체가 선미를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실상 피격 당했다고 인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저녁 외교부 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정밀한 현장조사, CCTV 확인 및 선장 면담 결과 기관실 화재는 미상의 비행체 1차 타격으로 발화가 되고 이후 2차 타격으로 화재 규모가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화재 원인은 선박 내부와는 무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나무호 사고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 발생했다. 정부 합동조사단이 지난 8일부터 조사한 결과 사고 당시 미상의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의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했다. 다만 외부 충격이 무인기(드론)에 의한 것인지, 공격 주체는 어디인지 여부 등은 추가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 폭발 사고는 미상 비행체에 의한 타격으로 일어났다고 10일 밝혔다. / 사진=외교부


성 위원장은 "피격이라는 쉬운 단어를 놔두고 끝까지 '미상의 비행체' 운운하며 돌려 말하는 우리 정부의 모습에 참 기가 찬다"며 "사실 이번 사건은 피격 당일 이미 해양수산부에서 '피격 추정'이라고 발표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청와대는 다음날부터 '선박 화재'라고 표현했고 그때부터 다른 정부부처들도 모두 '피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고 직후 바로 '한국 선박이 피격당했다'고 정확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피격을 애써 부정해 온 것"이라며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성 위원장은 담당 부처인 해수부가 '피격 추정'이라고 표현했다가 '선박 화재'로 표현을 바꾼 데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성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근거도 없이 '선박 화재'라고 표현해 온 것은 마치 과거 문재인 정부가 서해공무원 피살 사건을 '월북'이라고 표현했던 것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을 '불상 발사체'라고 표현했던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제2의 월북몰이'이고 '제2의 불상 발사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으며 반드시 그 약속을 받아낼 것"이라면서 "오늘 아침 적절한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이란은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 로이터=뉴스1


그는 또 "미국 대통령이 피격당했다고 정확한 표현을 사용했음에도 우리는 달리 표현해 온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결국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 이후 미국의 정보공유가 제한됐기 때문 아니냐"고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각) 백악관 행사에서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43%의 석유를 조달한다고 말하다가 "그런데 그들의 선박이 공격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선박의 대열에 없었고 혼자 행동하기로 한 것"이라며 "그들의 선박은 어제 박살이 났지만 미국이 보호하던 선박들은 공격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선박 구출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에 한국 등 동맹의 동참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날 합동조사 결과 피격이 확인되자 미국에선 이미 우주 정찰위성 등을 통해 비행체에 의한 피격을 확인했다는 주장이 야권에서 나왔다.

성 위원장 등 국민의힘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이후 미국이 한국에 정보공유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고 본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가동 중인 지역으로 영변과 강선, 구성을 지목했다.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확인한 북한의 농축 시설은 영변과 강선 두 곳인데 구성시를 추가로 언급한 것이다.

성 위원장은 "설령 미국으로부터 정보를 공유받고 있지 못 했다고 하더라도 도대체 우리 정보기관은 뭘 하고 있었던 것이냐"며 "사실상 대한민국의 자산인 나무호가 공격 받았고 우리 국민의 목숨이 위협받았는데도 그동안 '선박 화재'라며 국민에게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고 외교적 대응도 전혀 하지 않고 멍하니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번 사건은 둘 중 하나"라면서 "이재명 정부의 엄청난 무능으로 정말 피격당한 것을 모르고 있었거나 알고 있었음에도 선거를 앞둔 지금 어떻게든 은폐하려 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께서 지금 즉시 이번 사태에 대해 외교적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내시기 바란다"며 "우리 국민을 공격한 세력이 누구든지 절대로 가만두지 않겠다고 입장을 명백하게 밝히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