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대한민국헌정회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정책 토론회에서 국군사관학교 창설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국방부가 연내 '국군사관학교 설치법' 제정을 목표한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최종 계획 발표에 앞서 의견을 수렴하고 법안은 정부·국회 입법 중 빠른 쪽을 택하기로 했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22일 국회 경내에 위치한 대한민국헌정회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정책 토론회'에서 "미래 세대가 사관학교 교육을 받고 미래 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올 12월까지 사관학교 설치법을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만약에 이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계획을 발표한 시점부터 의견 수렴과 공청회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최종 계획은 올 10월쯤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통합이 필요한 첫째 이유로 인구 구조 변화를 들었다. 그는 "2040년을 봤을 때 학령인구가 지금의 45%로 감소한다"며 "쉽게 말하면 현재 들어오는 사관학교 인력의 반이 감소된다고 보면 되겠다"고 했다. 이어 "지방부터 시작되지만 45%가 감소되면 2040년에는 서울 지역도 (대학의) 통폐합이 다 일어난다"고 했다.

김 실장은 병력 구조 개편도 변수로 꼽았다. 그는 "국방부도 지금 군구조 계획을 하고 있다"며 "50만 기준에서 35만에서 40만 수준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사관학교 통합은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군,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대한민국헌정회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정책 토론회에서 안규백 국방부장관의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김 실장은 합동성 수준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2022년 연구 결과를 인용해 "미국은 '크로스 도메인'(cross domain·영역 간 융합) 시너지를 낼 수 있는 5단계로 측정됐는데 우리나라의 합동성 수준은 간신히 서로 알고 협조를 할 줄 아는 그 정도 수준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관학교에 들어가서 정체성 교육을 따로 받고 대위·소령 때 만나면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고 했다.


김 실장은 각군 이기주의도 거론했다. 그는 "우리가 국군인데 자군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고 타군에 대해서는 싸워서 이겨야 될 그런 전제로 얘기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시작은 사관학교부터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3군 사관학교생도는 2940명인데 이를 지원하는 인력은 3100명이 넘는다. 중장 3명과 준장 4명 등 장군 7명이 배치돼 있고 3개 학교 교과 과정의 84%는 같은 과목이다. 그는 "사관학교가 대학원 과정도 아니면서 교수 1인당 생도 6~8명을 유지한다는 것은 규모의 경제나 효율성에서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사관학교 지원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1차 시험 성적이 우하향하고 있다며 "5년 차 전역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사관학교 자퇴율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사관학교만 더 우수한 인력이 들어올까"라며 "지원율이 높아질 거라고 예상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김 실장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도 이유로 제시했다. 그는 "올해 SCM(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협의를 통해서 전작권 전환의 시기를 결정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사령관이 2029년을, 한국 측이 2028년을 거론하고 있다며 "전작권 전환의 시기가 아무리 늦어도 2~3년 내에 있다"고 했다. 이어 "전작권 회복 이후에 한미 연합작전을 주도할 미래의 인재들이 필요하다"며 "영어 능력뿐만 아니라 국제 감각을 갖춘 유능한 육각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2학년 AI 기반 공통 교육, 3~4학년 전문교육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대한민국헌정회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정책 토론회에서 안규백 국방부장관의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단계별로 진행된다. 1단계로 대전 자운대에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하고 서울 청주 대전 영천 진해에 흩어진 사관학교를 대전으로 옮긴다. 이전이 끝나면 인근 국군간호사관학교와 2028년부터 설립되는 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를 자운대로 수용한다. 두 학교는 국군사관학교와 별도 기관이다. 국방대와 통합해 대학원 과정을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도 계획에 담겼다.

이날 김 실장에 따르면 교육 과정은 4년제 단일 캠퍼스에서 학년별로 나뉜다. 1·2학년은 AI(인공지능) 기반 지휘통제와 우주, 사이버, 전자기 스펙트럼, 인지전 등 전 영역 작전을 공통으로 배운다. 3·4학년은 각군 전문 교육을 받는다. 앞서 검토된 '2+2 네트워크형'을 채택하지 않은 것은 캠퍼스가 둘로 나뉘면 생도 자치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견 간부 교육 체계도 바뀐다. 공군사관학교가 대전으로 옮긴 뒤 청주에 위치한 사관학교 건물로 현재 자운대에 있는 육·해·공군대학을 이전한다. 이후 합동군사대와 재통합해 합동성을 강화한 중견 간부 교육 체계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현재 14주인 소령급 교육에 더해 중령급은 전원이 합동군사대에서 교육을 받고 대령급은 수시 교육을 받는 구조다.

김 실장은 대전 자운대를 부지로 정한 근거로는 주변 연구 기반을 꼽았다. 자운대 인근에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90여개 연구기관이 있고 박사 인력만 1만9000명이다. 자운대에서 계룡대까지는 13분, 공군사관학교 비행장까지는 25㎞로 40분, 평택 해군 2함대까지는 1시간20분이 걸린다. 김 실장은 "대전 자운대가 평가를 해봤을 때는 가장 최적의 위치라고 분석했다"고 했다.

예산은 정부의 '랜드마크 사업'으로 추진해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민간 교수 처우는 일반 대학과 같은 교육공무원 수준으로 올린다. 국방부는 첨단교육정책국을 신설해 관련 연구와 보완 작업을 맡긴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