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해 10월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환담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밴 플리트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남다른 공통분모가 주목받는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협력 관계를 강화해온 두 사람이 이번에는 한미 관계 발전 공로를 인정받는 상까지 나란히 공유하게 된 것이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13일(현지시간) 젠슨 황 CEO를 2026년 밴 플리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해 1957년 설립된 단체로 1992년부터 매년 양국 이해·협력·우호 증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밴 플리트상을 수여한다. 밴 플리트상은 한국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코리아소사이어티 측은 황 CEO가 AI·반도체 산업 혁신을 이끌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며 한미 기술동맹 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밴플리트상의 역대 수상자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BTS 등이 있다.

SK그룹은 밴플리트상과 인연이 깊다.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한미 경제협력 확대와 민간 외교 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1998년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고 최태원 회장 역시 2017년 한미 산업 협력 및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했다.


2017년은 코리아소사이어티 창립 60주년인 시기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태원 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에 이어 2대가 밴 플리트상을 받는 최초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젠슨 황 CEO와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AI 생태계를 이끄는 핵심 파트너이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망 역할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협력이 현재 AI 산업 구조 자체를 움직이는 핵심 축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한다.


두 사람 모두 단순한 기업 경영인을 넘어 기술과 산업을 기반으로 한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한미 경제협력 채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황 CEO 역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공개적으로 강조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AI 시대 들어 반도체와 전력·데이터센터 인프라가 사실상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 되면서, 기업인의 역할도 단순 경영을 넘어 외교·안보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젠슨 황 CEO와 최태원 회장이 밴 플리트상 수상자로 연결된 것도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