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사진=뉴시스·뉴스1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여야의 '폭행 전과' 진실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1995년 양천구청장 비서로 일하던 정 후보가 국회의원 보좌관과 언쟁 중 출동한 경찰 등 3명을 폭행한 사건이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당시 양천구의회 속기록을 근거로 '주취 폭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 후보 측은 법원 판결문에 명시된 대로 '정치 논쟁' 과정에서 다툼이 일어났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14일 오전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포럼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양천구의회 속기록은 의원의 발언이고 대한민국 법원 공식 판결문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시 피해자에게) 다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 후보 측은 당시 폭행 사건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해 입장 차를 보이던 중 격해져 싸움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 판결문에는 정 후보가 1995년 10월 11일 밤 11시 40분쯤 서울 양천구 신정동 한 카페에서 해당 지역 국회의원 비서관 A씨와 술을 마시던 중 정치 이야기로 언쟁을 벌이다 다툼이 시작됐다고 적혀 있다. 정 후보가 A씨에게 상해를 입혔고 이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려던 경찰관 B씨의 귀 부분을 1회 들이받은 혐의가 있다고 써있다. 정 후보를 저지하려던 시민 C씨도 상해를 입었다고 적시돼 있다. 정 후보는 이 사건으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다만 정 후보의 폭행 사건 발생 9일 뒤 열린 제50회 양천구의회 속기록에서 당시 민주자유당 소속이었던 장모 의원은 법원 판결문과 다른 내용을 주장했다. 정 의원은 "구청장의 손발이 돼 보좌를 해야 할 비서실장과 비서(정 후보)가 카페에서 15만원 상당의 술을 마신 뒤 카페 주인에게 여종업원과 외박을 요구했다"며 "주인이 이를 거절하자 비서실장과 비서는 '앞으로 영업을 다 해 먹을 것이냐'는 등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비서실장과 비서가) 주인과 말다툼을 하던 중 옆 좌석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모 의원 비서관이 이를 만류하자 구청장의 김 비서실장과 정 비서는 모 의원 비서관에게 '비서관이면 최고냐'고 하면서 폭행을 가해 2주 진단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혔다"고 했다. 정 후보의 당시 폭행 사건이 가게 여주인 및 여종업원과 연관됐다는 주장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과거 폭행 전과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구갑)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증언을 공개했다. 주 의원은 "최근에 피해자가 지인에게 당시 심정을 토로한 내용으로서 적법하게 제보받아 입수했다"며 "정 후보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피해자는 5·18 관련 언쟁이 없었다고 한다. 사과도 못 받았다고 한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어제(지난 13일) 김재섭 의원이 공개한 당시 구의회 속기록을 보면 정원오는 카페에서 15만원의 술을 마시고 여종업원과의 외박을 요구했으나 거절하자 협박했고 피해자가 이를 만류하자 폭행해 2주 상해를 입혔다고 명확히 기재돼 있다"며 "당시 없었던 일을 지어내 질의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천구의회 속기록을 공개하며 "술자리에서 카페 주인에게 여종업원과의 외박을 강요하고 이를 거절하는 주인을 협박하다 이를 제지하는 시민과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후보의 폭행은 5·18 민주화운동과는 전혀 무관했다. 지저분한 '주폭'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공세가 이어지자 정 후보 측은 해명에 나섰다. 이날 오후 정 후보 캠프는 언론 공지를 통해 "김재섭 의원과 주진우 의원이 양천구 의원의 일방적인 말을 인용하며 제기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사건 당사자 중 하나인 김석영 전 양천구청장 비서실장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에서 김 전 비서실장은 "1995년 10월 양천구 신정5동 카페 '가애'에서 벌어진 사건의 모든 단초는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며 "그날의 자리를 마련한 것도 저였고 당시 6·27 선거와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격렬한 정치적 논쟁 끝에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폭행을 주도한 것 역시 저였다"고 썼다.

이어 "오히려 정 후보는 그 자리에서 상황을 수습하려다 사건에 휘말린 것"이라며 "사건 직후 경찰 조서를 받을 때도 저는 제가 주된 잘못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1995년 양천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이 다시 회자된다면 제가 직접 나서서 진실을 말하기로 결심한 바 있고 이 자리를 빌려 이렇게 당시 상황을 밝힌다"고 전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투썸플레이스 정동길점에서 열린 정원오의 찾아가는 간담회⑦:소상공인편 '소상공인의 든든한 동반자 서울'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