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원오 "주택공급 매니저, 서울 전 구역 파견…5년 내 36만호"
[6·3 지방선거 후보에게 묻다]
30분 통근 도시 위해 교통 확충
홍릉 바이오-양재 AI-구로 실증
용산 'AI 규범' 만드는 심장부로
오세훈 네거티브, 심판 받을 것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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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에는 붉은 벽돌 건물이 약 130개 있다. 1980년대 구두, 인쇄, 기계금속 등 1·2차 가공업이 번성하던 시절 공장과 주택을 벽돌로 지으며 형성된 풍경이다. 이 공간은 현재 복합문화공간, 팝업스토어, 카페 등이 들어서며 청년이 활동하는 핵심 상권으로 탈바꿈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 무분별한 철거 대신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는 재개발 방식을 추진한 결과다. 2018년 도입한 '붉은벽돌 건축물 지원 사업'은 역사 보존과 최신 문화 트렌드를 조화시켜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이 정책은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우선하는 '정원오표 실용 행정'의 한 단면이다.
정 후보는 성수에 유입되는 자본으로 밀려나는 이들을 줄이기 위해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 방지 정책도 추진했다. 부동산 가치 상승이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상생협약과 안심상가 제도 등을 구축했다. 삼표레미콘 공장의 이전을 8년간 추진해 완수하며 서울숲이 온전히 기능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2024년 기준 성수역의 연간 승하차 인원은 3200만명을 넘어서는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안착했다. 보존과 상생, 환경 개선을 결합해 만들어낸 이 성공 모델은 정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우는 '지방정부 실력교체'의 핵심 근거로 꼽힌다.
성수동 소재 기업체는 2013년 약 1만개였다. 하지만 정 후보가 2014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재임하며 기업체는 약 1만9200개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산업 종사자 수 역시 2013년 7만여명에서 2023년 12만4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정 후보는 15일 서울 중구 태평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실에서 '동행미디어 시대'와 인터뷰를 갖고 "후진국이나 중진국에선 공공기관이 드라마의 주연 배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선진국에선 민간이 주연이고 공공은 그 주연을 빛내주는 조연의 역할이 바람직하다"며 "성동구는 조연임을 한시도 잊지 않았고 진정한 주연배우는 성수동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특히 청년들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성동에서 증명된 저의 '효능감 행정'을 이제 서울에서 '지방정부 실력교체'로 이어가겠다"며 "4선 시장으로서 피로감만 남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달리 저는 성동구에서 90% 이상의 구정 만족도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사용 후기'가 명확하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2031년까지 민간·공공을 포함해 36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제안하는 '착착개발'은 절차를 통합하고 사업성 개선, 밀착행정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도심 주택 공급을 앞당기는 것"이라며 "500세대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고 시장 직속 전문 매니저를 전 구역에 파견해 행정 병목과 갈등을 줄이겠다"고 했다.
오 후보의 주택공급 정책에 대해선 "역세권 청년 주택과 신혼부부 주택 공급이 줄어들었다"며 "본인이 공급을 약속한 8만호에 절반도 못한 게 서울시 주거 문제의 핵심"이라고도 했다.
오 후보가 최근 정 후보의 과거 폭행 사건에 대해 의혹을 지속 제기하는 데 대해선 "기댈 곳이 네거티브, 흑색선전밖에 없는 것"이라며 "명백한 허위이자 조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적 조치를 취했고 결국 돌아갈 것은 법의 심판"이라며 "많은 시민들께서 정책 대결을 기대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네거티브를 일삼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장이 됐을 때 사회적 숙의가 필요한 정책'에 대해 "앞으로 서울에서 가장 큰 사회적 숙의가 필요한 분야 중 하나는 AI(인공지능)와 플랫폼 경제 확산에 따른 산업·노동 전환 문제"라며 "혁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그 과정에서 시민 누구도 뒤처지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촘촘히 준비하는 것이 행정의 핵심 역할"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정 후보와의 일문일답.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대 변수가 부동산으로 평가되는데 관련 정책을 소개해달라.
▶제가 발표한 '착착개발'은 절차를 통합하고 사업성 개선, 밀착행정 지원을 통해 도심 주택 공급을 앞당기는 것이 핵심이다. 기본계획과 구역 지정을 동시에 추진하고, 사업시행과 관리처분 계획도 한 번의 총회와 인가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임대주택 매입비용을 기본형 건축비 80% 수준으로 현실화 한다면 최대 3년까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500세대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고 시장 직속 전문 매니저를 전 구역에 파견해 행정 병목과 갈등을 줄이겠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와 한국부동산원 공사비 검증단을 파견해 공사비 분쟁으로 인한 지연을 줄일 계획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수도권 정비본부 신설에 맞춰 SH공사의 공공정비사업 조직도 확대·개편하겠다.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서울 도심 3만2000호 공급도 조기 착공으로 연결하겠다.
-오세훈 후보의 주택공급 정책을 평가해달라.
▶과거 1년에 7000~9000호 정도 진행되던 매입임대사업이 오세훈 시장 취임 후 2000호 미만까지도 떨어졌다. 민간 아파트 그리고 역세권 청년주택 또 신혼부부주택 등 수요 맞춤형으로 다방면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오세훈 시장 시절에는 다방면으로 공급이 줄었다. 본인이 약속한 8만호의 절반도 못 했다. 그게 현재 주거 문제의 핵심이다.
-민주당 시장이 당선되면 재개발·재건축 공급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전형적인 선거용 마타도어에 불과하다.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시장 시기인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의 주택 인허가, 착공, 준공 실적은 모두 직전 10년 평균의 60~70%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가장 중요한 주택 공급 물량만 놓고 봐도, 민주당 정부와 민주당 계열 시정에서 공급이 더 활발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12년 구청장 재임 기간 동안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필요한 일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어려운 지점은 서울시에 제안해 풀어나가려 하는 등 현장의 병목을 해소하려 노력했다.
-제1호 공약인 '30분 통근 도시'의 구체적 실현 방안을 설명해달라.
▶'30분 통근 도시'는 단순한 교통 대책을 넘어 시민들에게 소중한 시간과 삶의 질을 되찾아드리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강북횡단선, 서부선, 목동선, 난곡선, 면목선 등 격자형 철도 노선들을 깔아 서울 곳곳을 촘촘히 연결하겠다. 이 철도망에 맞춰 시내버스 노선도 전면 재편해야 한다. 지하철과 시내버스가 닿지 않는 곳은 마을버스와 공공버스로 촘촘히 메워 교통 소외지역이 없도록 하겠다. 서울 교통혼잡 문제를 도로 확장만으로 풀 수 없는 만큼 같은 시간에 모두가 몰리는 출퇴근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도록 유연근무제를 적극 확산하겠다.
-한강버스 등 오 후보가 추진해온 핵심 사업들은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10년간의 오세훈 시정은 발표만 거창했다. 그동안 서울시정은 '시민이 주인인 서울'이 아니라 마치 '시장이 주인인 서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표적인 실정이 바로 한강버스와 감사의 정원 등이다. 한강버스는 여러 차례 안전 문제와 운영 논란이 제기되면서 본래 목표였던 대중교통으로서의 교통 혼잡 분담 효과는 미미했다. 감사의 정원이나 세운4구역 재개발 역시 시민과의 충분한 공론화나 절차적 정당성 없이 무리하게 밀어붙여 사회적 피로와 갈등만 증폭시켰다. 제가 시장이 된다면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무리한 전시행정 사업들은 안전성과 비용 대비 효과를 전면 재점검하고 시민 공감대가 없다면 과감히 중단하거나 조정하겠다.
-오 후보와의 선거 구도는 어떻게 보고 있나.
▶저는 12년의 행정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의 성동구에서 만든 일로 서울시 전역, 나아가 전국의 '표준'을 만들어 낸 바 있다. 서울시정의 규모가 훨씬 크다고 해도 행정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 정치인의 체급은 중앙무대 경력이나 명망, 이미지가 아니라 시민 삶에 어떤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냈느냐로 결정된다. 저는 성동구에서 90% 이상의 구정 만족도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사용 후기'가 명확하다고 자부한다. 성동에서 증명된 저의 '효능감 행정'을 이제 서울에서 '지방정부 실력교체'로 이어가겠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의미는 '지방정부 실력교체'라고 생각한다.
-정 후보의 과거 이력에 대해 오 후보가 의혹 제기를 거듭하고 있는데.
▶기댈 곳이 네거티브, 흑색선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명백한 허위이고 조작이다. 법적 조치를 취했고 돌아갈 것은 법의 심판이라고 생각한다. 서을시민들의 수준을 무시하는 행위를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처음에 오세훈 후보와 제가 후보가 확정이 됐을 때 많은 시민들께서 정책 대결을 기대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네거티브만 일삼고 있는 것에 대해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서울을 '아시아 경제·문화 수도'로 만드는 글로벌 G2 비전을 발표했다.
▶제가 꿈꾸는 서울의 장기적인 비전은 단순히 대한민국 1등 도시나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아시아의 경제·문화 수도'이자 '글로벌 G2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취지다. 국가 차원에서는 G2 진입이 당장 어렵더라도 도시 경쟁력으로는 충분히 발돋움할 수 있다. 서울은 해외의 인재와 자본, 기업이 들어와 그 활력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입구도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G2 비전을 어떻게 실현할지 설명해달라.
▶서울 내 여러 산업 거점들을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묶어내는 거대한 혁신축을 구축하겠다. 홍릉 바이오, 양재 AI, 구로·가산 AI 실증·제조 등을 계획하고 있다. 용산은 대한민국 경제도약의 심장부로 육성하겠다. 법인세 감면·비자특례·규제특례가 적용되는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을 시작으로 정부와 공동 추진 중인 유엔 AI 허브를 용산에 유치해 전 세계 AI 기구와 기업을 끌어들이는 거대한 자석을 만들겠다. 글로벌 VC(벤처캐피털) 유치와 매년 개최할 '글로벌 AI 서울 포럼'을 통해 아이디어가 투자로, 투자가 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용산을 AI 특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AI 규범을 따라가는 곳이 아닌 규칙을 만드는 곳으로 만들겠다.
-여당 시장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주거, 교통, 산업 등 산적한 서울의 난제들은 서울시 단독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여당 소속 서울시장으로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에 발맞춰 행정의 엇박자를 없애고 좋은 정책이 시민의 삶에 빠르게 스며들 수 있도록 정부를 가장 힘 있게 뒷받침하겠다. 중앙정부 정책과 서울시의 현실 사이에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 생기면 현장에서 시민들이 실제로 겪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서울의 상황에 맞는 실무적인 대안을 함께 논의해 서울시민께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성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서울시장이 됐을 경우 '사회적 숙의'가 필요한 정책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서울에서 가장 큰 사회적 숙의가 필요한 분야 중 하나는 AI와 플랫폼 경제 확산에 따른 산업·노동 전환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술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일자리를 잃거나 생계 불안을 겪는 시민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노동 구조와 경제 흐름이 바뀌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플랫폼 노동자, 소상공인, 자영업자, 기존 산업 종사자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한 사회적 대화와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갈등을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사회적 비용이 막대해질 수밖에 없다. 저는 기술 발전과 시민 보호를 서로 대립하는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 혁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그 과정에서 시민 누구도 뒤처지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촘촘히 준비하는 것이 행정의 핵심 역할이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장 후보 프로필
▲1968년 전남 여수 출생 ▲여수고 졸업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졸업 ▲서울시립대 부총학생회장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선전부장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한양대 도시대학원 도시개발경영학 박사과정 수료 ▲한양대 특임교수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와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지방정부협의회장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장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공동위원장 ▲민선 6·7·8기 서울 성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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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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