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의 철근 누락 사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 간의 신경전으로 확대됐다. 사진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 서울기념식에 참석해 대화하는 모습. /사진=뉴스1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의 철근 누락 사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 간 정치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설계도면 해석 오류로 인한 사고지만, 발주처인 서울시의 늑장 보고 논란에 정부 감사가 시작되며 파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역 무정차 통과와 내년 하반기 정차 등 개통 일정에 차질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GTX-A 노선 구간인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현장(영동대로 3공구) 지하 5층 구조물에서 대규모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자체 품질 점검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해 서울시에 즉시 보고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건설은 철근 누락 사태의 원인에 대해 설계도면 해석 오류라고 해명했다. 지하 5층 기둥 80개에 주철근을 2개씩 배치해야 했으나 실제 시공 과정에선 하나씩만 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둥당 최소 24개에서 최대 36개의 철근이 빠져 총 2570개가 누락됐다. 무게로는 약 178t(톤)이다.


이번 사태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공방으로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주거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단의 관련 질의에 "감리 단계 때 철근 누락을 적발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잘못으로, 이는 국토부 보고 지연의 이유로 추정된다"며 "오세훈 후보는 최초 보고받은 시점과 보고 이후 취한 조치들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시는 국토부 산하 국가철도공단에 발송한 보고서를 통해 해당 사고를 언급한 것으로 확인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측은 "현대건설 측 과실"로 규정하며 책임을 부정했다.


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서울시가 철도공단과의 협약에 따라 세 차례 관련 사안을 철도공단에 공유한 기록이 남아 있다"며 "안전성 보강 조치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었는데 느닷없이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한다.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양쪽 캠프 대변인단도 논평을 주고받으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와 관련 철도공단은 해명 자료를 내고 "서울시가 제출한 건설사업관리보고서에 철근 누락 사항은 미반영 됐다"면서 "공단이 사실 관계를 인지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선을 그었다.

5개월 지연 보고 경위 감사…철도공단·서울시 해명 엇갈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구간의 철근 누락 사태로 해당 현장 무정차 통과를 위한 개통은 연말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17일 오전 철근 누락 등 시공 오류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GTX-A 삼성역 공사 현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감사에 착수했다. 서울시가 시공 오류를 인지하고 약 5개월이 지나서 정부에 공식 보고한 점이 적절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제시한 보강 공법에 대해서도 공인기관을 통한 별도 검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보강 공법 검토를 위해 정부 보고 시점이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3월까지 보강방안의 적정성을 검토했고 지난달 말 철도공단과 국토부에 관련 내용을 공식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공 오류 원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감리 시공 과정에서의 책임 여부를 확인해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며 "GTX-A 삼성역 무정차 통과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GTX-A 개통 일정은 지연될 것으로 관측된다. GTX-A는 현재 운정중앙-서울역, 수서역-동탄역 구간에서 운행되고 있다. 오는 8월 내에 삼성역 구간 무정차 통과를 시작해 서울역-수서역을 연결하는 것이 목표였고 내년 하반기 삼성역 정차를 추진할 예정이었다. 보강공사와 추가 안전점검 등을 거치려면 무정차 통과를 위한 개통은 연말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은 외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철근이 부족한 기둥 전체를 강판으로 감싸는 방식의 보강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약 30억원 규모의 추가 공사 비용도 부담한다. 회사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도록 검증된 방법으로 철저하게 보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2부시장)은 지난 16일 문제의 현장에 방문해 구조물 안전관리와 보강 상황을 점검했다. 영동대로 3공구는 GTX-A·C 승강장과 버스환승센터,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 복합개발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1조7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