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물의를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마케팅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소비자 이탈 조짐이 확산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안이 일시적 이슈를 넘어 실제 소비 분산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소비자 이탈 조짐이 확산하고 있다. 일시적 논란을 넘어 실제 소비 분산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18일 오전 텀블러 판촉 홍보물에 5월18일을 탱크데이로 명명하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1980년 신군부 진압과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손정현 대표가 당일 오후 사과문을 내고 행사를 중단했으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손 대표와 행사 기획 담당 임원을 즉각 해임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같은 날 저녁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직접 비판에 나서는 등 논란이 커지며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타벅스 소비자 이탈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경쟁사로 소비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타벅스는 2026년 2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2024년 기준 점포 수는 메가MGC커피 3360개, 컴포즈커피 2649개, 이디야커피 2581개, 투썸플레이스 1670개다. 스타벅스 매장수에 밀리지 않는 규모다. 다만 스타벅스는 커피 수요 외에도 매장 내 체류, 업무, 미팅 수요 비중이 높아 대체 브랜드는 일부에 국한될 것이라 보고 있다. 카공(카페에서 공부)족과 비즈니스 고객층은 좌석, 매장 환경, 브랜드 경험을 함께 소비하는 경향이 있어 저가 커피 브랜드가 대체재가 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디야커피와 투썸플레이스를 대표적인 반사이익 후보군으로 거론한다. 두 브랜드 모두 커피 판매를 넘어 체류형 소비를 흡수할 수 있는 매장 운영 경험과 메뉴 경쟁력을 구비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전국 단위 점포망과 중간 가격대가 장점이다. 초저가 브랜드와 비교해 체류형 매장 구성 비율이 높고 스타벅스 대비 가격은 낮아 접근성과 가격 사이의 균형을 제공한다. 투썸플레이스는 디저트 특화와 중대형 매장 인프라를 보유해 오피스 상권과 번화가를 중심으로 스타벅스와 겹치는 소비층을 흡수할 여지가 있다.

소비 현장과 온라인에서는 브랜드 이용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논란을 보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며 "당분간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그냥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점심시간에 스타벅스에 가려다가 발길을 돌렸다", "스타벅스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 민망해 다른 텀블러로 바꿨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이마트, G마켓, SSG닷컴도 당분간 이용하지 않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스타벅스 로고가 들어간 컵을 깨는 영상도 SNS를 통해 확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소비층이 뚜렷하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며 "운영 주체에 대한 실망이 브랜드 이탈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