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채우지 못하는 1인 가구 중심의 소용량 수요를 흡수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가 생활 밀착형 수요를 공략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간편식의 흥행에 힘입어 최근에는 배달 플랫폼과 손잡고 퀵커머스 영역까지 영토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대용량 중심의 트레이더스가 채우지 못하는 근거리·즉시 소비 수요를 보완하면서 이마트의 유통 포트폴리오가 한층 정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노브랜드의 매출 규모는 론칭 첫해인 2015년과 비교해 약 60배 성장했다. 올해 1분기 총매출과 순매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 수준의 신장률을 보였다.

이러한 성장세의 배경에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군의 흥행이 자리한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냉동식품 시리즈 '노브랜드 끼니'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6.4% 신장했다. 계란볶음컵밥과 투움바파스타, 알리오올리오파스타 등 간편식 제품이 혼밥 수요를 흡수한 결과다. 간편식·간식류인 '노브랜드 숯불갈비맛햄버거'와 '굿모닝머핀'의 합계 매출도 같은 기간 45% 늘었다.


유제품군에서도 생활형 소비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노브랜드 굿모닝밀크'는 지난해 1200만개 이상 판매됐다. MZ세대를 필두로 인기가 높은 그릭요거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7%가량 증가했다. 단순한 초저가 PB를 넘어 일상 소비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소형 간편식 중심의 수요 확대를 확인한 노브랜드는 최근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며 근거리 소비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거지 인근까지 침투한 오프라인 매장 접근성에 플랫폼 기반 배송 기능을 결합해 1인 가구 중심의 즉시 소비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배민에서 노브랜드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 강남·서초·영등포와 경기 광명 등 지역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내로 받아볼 수 있다. 오프라인 PB 전문점을 넘어 근거리 생활형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히기 위한 실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 접점과 편의성 확대 차원"이라며 "4개 점포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노브랜드가 대형마트·창고형 할인점이 닿기 어려운 생활권 수요를 흡수하면서 이마트 유통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레이더스가 가족 단위의 대용량·목적형 소비를 담당하고 노브랜드가 1인 가구 중심의 근거리·즉시 소비를 맡으며 채널 간 역할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각 채널이 서로 다른 소비 수요를 흡수하며 보완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레이더스는 대용량 중심 구성이 많아 1인가구 입장에서는 부담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노브랜드는 소용량 간편식과 생활밀착형 상품을 앞세워 이런 소비 공백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널간 역할 구분이 뚜렷해지면서 다양해진 소비 형태에 맞출 수 있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