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사용자 위원과 류기섭 근로자 위원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 사진=뉴시스 /사진=강종민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과 적용 범위 등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업종별 차등적용과 도급근로자 포함 여부 등 주요 쟁점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치열한 대립이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지난달 21일 열린 첫 회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근로자위원들이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의 최임위 위원장 선임에 반발하며 퇴장해 파행을 빚은 바 있다. 권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에서 '주 69시간 근로제'를 골자로 한 근로시간 개편안에 관여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권 위원장이 대화 재개를 요청했고 민주노총이 이를 수용하면서 이날 2차 전원회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회의에서는 매년 반복돼 온 업종별 차등적용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다시 한번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수용성이 업종별로 다른 점을 근거로 차등적용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수용성이란 법정 최저임금 수준을 노동 시장, 특히 사업주가 경제적·사회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의 비율을 뜻하는 최저임금 미만율은 12.5%이며 숙박·음식점업은 33.9%로 높고 전문·과학·기술업은 2.4%로 낮다. 따라서 최저임금 수용성이 떨어지는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업종부터라도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야 한다는 게 경영계의 주장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근로자의 최저생계를 보장하려는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 데다 특정 산업군을 '저임금 업종'으로 낙인찍어 해당 분야로의 취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고착화할 것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4조1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계는 매년 반복되는 업종별 차등적용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해당 조항 삭제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의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 특수고용직·택배기사·프리랜서 등 도급근로자의 최저임금제 적용 여부도 쟁점이다. 노동계는 2024년부터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도급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개인사업자라는 경영계의 반발에 막혀 적용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고용노동부가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달 최임위에 제출했고 김영훈 고용부 장관이 직접 "최저임금을 시간·일·주·월 단위로 정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도급제(또는 유사 형태) 임금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따로 정할지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당부한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우선시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는 해당 쟁점들이 정리된 후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최임위는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6월29일)을 단 사흘 앞둔 6월26일 7차 전원회의에 이르러서야 경영계와 노동계의 최초요구안을 제출받았다. 이후 7월10일 12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합의로 2026년도 최저임금을 전년대비 2.9% 오른 1만320원으로 확정지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중동전쟁 격화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라며 "지난해엔 17년 만에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됐지만 올해는 주요 쟁점에 대한 견해차가 커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