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스타벅스 논란을 사과한 가운데 오너의 직접 등판과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며 사태가 수습 분기점을 맞았다. 정용진 회장이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 논란 발생 8일 만에 직접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사건 당일 대표 해임과 프로모션 중단에 이어 디지털 포렌식 조사와 기자간담회 개최까지 그룹 차원의 후속 조치가 이어졌다.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이날 정 회장의 사과와 진상조사 결과 발표가 사태 수습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이어 사내 진상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8일 만이다.

정 회장은 "이번 일로 깊은 상처와 실망을 느끼신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 여러분, 광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발표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경위를 상세하게 말씀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측은 사내 메일과 업무용 노트북 포렌식 분석을 비롯해 사내 메신저 기록 검토와 관련자 면담을 병행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디지털 자료와 진술을 교차 검증해 사건 실체를 파악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조사 과정의 물리적 한계도 있음을 시인했다. 핵심 실무진 5명 가운데 3명이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휴대전화 임의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사내 메신저 대화 보관 기간이 짧아 최초 기획 경위를 완벽하게 재구성하는 데 제약이 따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회사로서도 납득할 만한 결과를 원했지만 쉽지 않았고 아쉬움이 남는다"며 "휴대전화 제출 역시 회사가 강제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너가 전면에 나서 사태 수습에 필요한 절차를 이행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사건 발생 당일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손정현 에스씨케이컴퍼니 대표를 해임했다. 정 회장 명의의 서면 사과문 발표와 더불어 마케팅 검수 절차 재점검, 심의 정비, 전 임직원 대상 역사 윤리 교육 강화 등 쇄신안을 내놨다. 진상조사를 거쳐 정 회장이 직접 간담회에 참석하며 위기 대응 단계를 밟았다.

정치권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회장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판 여론도 공존한다. 사과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잘못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제 잘못이다"라는 표현은 있었으나 정작 논란이 된 표현과 기획 판단 과정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이 담기지 않았다. 사과문에서 스타벅스 임직원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언급한 대목을 두고 책임의 초점을 분산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사내 진상조사 결과를 두고도 시선이 갈린다. 메일과 노트북 포렌식 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한 점은 조사의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꼽히지만 기획 의도와 상위 임원 승인 경위를 소상히 밝히는 데는 미흡했다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서는 오너의 대국민 사과와 쇄신안 발표를 기점으로 확산하던 부정적 여론이 수그러들며 사태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신뢰 회복 여부는 발표된 쇄신안의 실제 이행과 내부 통제 시스템의 실효성에 달렸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