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3회 국무회의 겸 제10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성장률이 10% 수준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정부에서 나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수출 가격 급등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가 맞물리면서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및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중동 전쟁 장기화 등 대외 여건 어려움에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성장하면서 올해 명목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명목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2002년(11%)이 마지막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명목 성장률 10%는 어마어마한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고 세수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 1월 정부는 올해 명목성장률을 4.9%로 전망했다. 그러나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두 자릿수 성장 가능성을 거론한 셈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의 영향이 크다.

명목성장률은 물가 변동을 제외한 실질성장률에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을 더해 산출한다. GDP 디플레이터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포괄하는 경제 전반의 가격 수준 지표다.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출 가격이 급등하며 GDP 디플레이터도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올해 한국의 실질성장률(2.5%)을 기준으로는 GDP 디플레이터가 7.5% 이상이어야 두 자릿수 명목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당초 정부는 1월 경제전망에서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을 2.9% 정도로 예상했다.

가격 변수를 덜어낸 실질성장률 전망도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인 씨티와 JP모건은 최근 한국의 올해 실질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각각 2.9%, 3.0%로 높였다. 반도체 수출 증가와 기업 실적 개선이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높은 명목성장률이 국민 체감경기 개선으로 곧장 이어지는 건 아니다. 반도체와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 온기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구 부총리는 "성장률이 높아지고 세수가 증가하면 물가가 상승하고 금리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증시가 좋아져 (외국인의 차익 실현으로) 환율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올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의 골자를 보고했다.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는 ▲중동 전쟁 이후 대응 ▲잠재성장률 반등 ▲구조적 문제 대응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6대 과제가 담길 예정이다. 중동 전쟁 영향 최소화, 공급망·에너지 안보 확립, AI 대전환, 지방 주도 성장, 양극화 극복, 구조개혁 등이 핵심 내용이다. 양극화 극복과 구조개혁 과제에는 고령 인력 활용과 노동 유연화, 연금 개혁 등이 포함된다. 구 부총리는 "거시 여건 변화로 조성된 경제 대도약 골든타임을 적극 활용해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해소 등 구조적 문제 대응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