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억대 성과급' 가결…'나비 효과' 어디까지
동행미디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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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하면서 총파업 우려를 씻어냈다. 부결됐을 경우 불어닥칠 매출 손실과 반도체 공급망 훼손을 막아낸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이번 성과급 후폭풍이 회사 내부는 물론 경제와 사회 전반에 미칠 '나비 효과'에 벌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시급한 과제는 반도체 본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노노 갈등의 봉합이다. 이번 투표에서 전체 찬성률은 73%였지만, 반도체 중심 노조는 80%가 찬성한 반면 휴대전화·가전을 담당하는 DX 중심 노조는 찬성이 21%에 그쳤다. DX 직원들은 그간 강한 불만을 드러내 왔다. 반도체 부문은 최대 6억원대 보상을 받는데 DX 부문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DX 부문에선 과거 휴대전화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오늘날 반도체 경쟁력의 밑거름이 됐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 반도체 부문이 지난 15년간 영업이익의 1.7배에 달하는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전사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논리다. 합의안 통과 직후 DX 부문장이 이메일로 조직 달래기에 나섰지만, 균열을 봉합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아가 성과급 분배 협상이 기업마다 도미노처럼 확산할 가능성도 우려스럽다. 이미 현대자동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수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고, 파업을 예고한 카카오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최대 15% 지급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마다 경영 환경이나 산업 구조가 전혀 다른데도 '이익의 일정 비율'을 일률적으로 성과급으로 떼어달라고 하면 노사 갈등 악화는 물론 미래 투자까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까지 거론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과 별도로 최대 5억원 규모의 주택 대출 지원에도 합의했다. 자금 여력이 커진 직원들이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 지역의 아파트 매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 연구기관도 반도체 종사자들의 소비 성향이 낮아 성과급이 즉각 소비로 이어지기보다 용인·동탄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매매가격과 전세·월세가 함께 오르는 이른바 '트리플 상승' 조짐까지 나타나는 상황이다.
물론 삼성발 성과급의 후폭풍이 어떤 강도로,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성과 체계가 조직 내부의 균열과 투자 위축, 사회적 부작용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성과급도 결국 기업 경쟁력과 사회적 수용성 위에서 작동해야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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