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카카오 노사 2차 조정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 뒤로 사측 관계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공동취재)


카카오 노사 갈등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임금 개편을 두고 2차 조정마저 결렬되면서 카카오 본사가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등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속도를 내야 하는 AI 사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27일 오후 3시 카카오 노동쟁의 조정신청 사건에 대한 2차 조정 회의를 진행한 결과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카카오 노사는 18일 1차 조정이 결렬된 이후 대화를 이어갔지만 이날마저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양측은 이날 임금 인상률과 성과 보상 체계 등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했다. 성과급 산정 문제가 평행선의 배경이었다는 후문이다. 기지급한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 성과급 범주에 포함되는지도 중요한 쟁점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카카오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앞서 디케이테크인과 카카오엔터, 카카오페이, 엑스엘게임즈 등 계열사 4곳은 이미 쟁의권을 확보하고 파업 찬반투표도 모두 가결됐다.

카카오 노사는 임금 협상뿐만 아니라 계열사 처우 문제로도 갈등을 겪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는 경영 악화로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카카오 노조는 강제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경우 파업 투쟁을 포함한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카카오 자회사 디케이테크인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카카오 노조는 이날 "고용불안과 경영실패, 저임금 구조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책임 있는 경영과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성명을 냈다. 디케이테크인은 올해 임금협상이 지난 4월30일 최종 결렬됐는데 노조는 "실제 체감 인상률은 1%대 후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사실상의 실질임금 삭감"이라고 비판했다.

파업 진행해도 카톡 서비스 영향 없지만 AI 수익화 우려…노사 추가 교섭 가능성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조가 파업을 감행할 경우 카톡 등 서비스 운영은 큰 부담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IT 서비스 업종 특성상 대부분 서비스가 자동화 체계가 구축된 까닭이다.

다만 카톡을 토대로 AI 서비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회사로선 성장 동력이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올해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메신저, 커머스, 콘텐츠, 금융 등 자사 주요 서비스에 접목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조직 안정성과 대외 신뢰도 역시 타격을 입을 수 있고 한시가 급한 경쟁사들과의 AI 경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하고 고객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노조는 당장 파업을 진행하기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고 쟁의행위 돌입 여부와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차 조정이 파행으로 끝났지만 추가 교섭도 가능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는 조정 절차 이후에도 노동조합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