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5부제 할인 특약'이 다음달 중순쯤 출시된다. 다만 연 1만원대 할인폭과 중동전쟁 종전 가능성으로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영주차장에 차량 5부제 시행 안내판이 설치된 모습. /사진=뉴스1


이달 말 예정이던 '차량 5부제 할인 특약' 출시가 다음달 중순으로 연기됐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비조치의견서 발부를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며 일정이 미뤄졌다. 다만 최근 미국·이란 종전 가능성과 낮은 할인율 등을 고려하면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동발 고유가 대응책으로 추진된 5부제 할인 특약이 다음달 출시된다. 특약의 핵심은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차량 5부제에 참여하면 차보험료를 연 최대 2%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할인율은 모든 보험사가 동일하다.

출시 연기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비조치의견서 발부 여부가 있다. 비조치의견서는 금융사가 신상품 및 신규사업 추진 전 당국이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한 뒤 향후 제재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회신하는 일종의 확인서다. 금융당국 수장이 바뀌더라도 기존 판단을 뒤집기 어려워 면책 장치의 성격을 띤다.


보험업계는 그간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며 비조치의견서 발부를 요구해 왔다. 지난달 특약 출시 발표 당시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현장에서 입법 불확실성 등 문제가 제기된다면 비조치의견서 발부 등을 적극 검토해 제도가 원활히 이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업계는 정책성 특약의 법적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며 발급을 요청한 것이다.

실제 특약 도입 과정에선 여러 문제가 제기됐다. 우선 특약 출시 시점과 상관없이 할인은 기존 4월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하지만 특약 출시 이전 기간 동안 가입자가 실제 차량 5부제를 준수했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가입 대상인 약 1700만대에 달하는 차량이 5부제를 잘 지켰는지 전수 조사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논의되는 확인 방식은 안전운전 앱이나 커넥티드카 데이터를 활용하는 형태다. 다만 운행 중 앱을 끄는 등 데이터 조작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운행 제한 요일에 앱을 끄는 등 허위 신고를 통해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는 사례가 접수된다면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향후 가입자별 운행 여부를 제도로 검증하지 못할 경우 요율 산정의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5부제 할인 특약, 예상보단 수요 적어"

특약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가입자가 운행 제한 요일을 철저히 준수하더라도 실제 할인 혜택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용 차보험 평균 보험료는 약 70만원 수준이다. 연 2% 할인 혜택을 본다고 해도 최대 할인액은 약 1만4000원 정도에 그친다.


특약 가입자 모두가 2%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1년 동안 5부제에 참여했을 때 2%라는 최대 할인율이 적용된다. 참여 기간에 따라 할인율이 비례 적용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참여 기간이 200일이라면 1.1%의 할인, 약 7700원의 혜택을 본다.

현재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번 특약은 중동전쟁으로 원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당정이 마련한 에너지 절약 실천 차원의 조치다. 그러나 최근 양국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한 협상 테이블을 차리며 장밋빛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MOU가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체결된다면 국제유가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5부제 시행 종료일이 기존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 할인 특약 역시 한시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각 보험사는 차량 5부제 특별약관에 대한 가입신청 방법을 휴대폰 안내 메시지 및 알림톡을 통해 가입자에게 안내하고 있다"면서도 "현장에선 5부제 특약에 대한 고객 수요가 예상만큼 많진 않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