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고가차도가 지난해 9월 철거 개시 직전에 이뤄진 안전 평가에서 '미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31일 사고 나흘 만에 열린 철길을 따라 열차가 운행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붕괴 사고로 3명이 숨진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가 지난해 9월 철거 개시 직전에 이뤄진 안전 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작업자 안전의식, 관리자 직무수행, 시설·장비 관리 등 항목에서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장은 지난해 9월19일 서울시 안전관리과의 현장 안전 점검에서 100점 만점에 67점으로 '미흡' 평가를 받았다. 미흡은 '현장 구성원의 안전관리 참여가 부진하고, 안전 활동이 부족한 상태'를 의미한다.

평가 항목은 크게 ▲작업자 안전의식(23점) ▲관리자 직무 수행(22점) ▲작업 환경(8점) ▲시설·장비(8점) ▲고위험 관리(16점) ▲작업계획(10점) ▲안전교육(10점) 등으로 나뉜다.


시공사인 흥화건설 측 담당자의 직무 수행 관련 지수가 낮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자 안전의식에서 7점, 관리자 직무 수행에서 8.6점, 시설·장비 관리 등에서 7점, 안전교육에서 6점 등이 감점됐다.

마이너스 점수를 받은 항목도 있다. 작업자의 안전 의식 영역에서 '위험 상황 대응' 지수가 2점 만점에 마이너스 1점이었다. 이는 안전시설이 미흡한 상황에서 노동자가 작업하고 있는지 등을 따지는 것이다.


서울시 측은 평가가 미흡이었던 점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평가가 이번 붕괴 사고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지는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서울시와 시공사 등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마쳤으며, 확보한 증거물 분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 29일 서울도시기반시설본부와 흥화건설, 감리업체 수성엔지니어링, 철거 현장 인근 현장사무실 등에 7곳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서울청 관계자에 따르면 주말인 이날에도 전담 수사팀 상당수 인력이 출근해 증거물 분석에 열을 올리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경찰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로부터 서소문고가도로 철거 공사 관련 안전관리계획서와 사업·교량 현황 자료, 철거 사업 관련 입찰·발주 계약서 등도 제출받았다.

경찰은 안전관리계획서·구조설계도·작업 지시 내역 등을 바탕으로 해체 공사가 어떤 의사결정 구조에 따라 이뤄졌는지 따져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거물 분석과 함께 경찰은 관련자들을 차례로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지난 26일 오후 상판 일부가 무너져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성립 여부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