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당 150만원이 280만원 됐다"…중소기업, 중동발 원가급등에 신음
중기중앙회 원부자재 수급 애로 조사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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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석유화학 원료 수급 불안이 확산되면서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이 원가 급등과 공급 부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재고마저 빠르게 소진되면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5월 15일부터 31일까지 원부자재를 수급하는 중소기업 41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동 관련 중소기업 원부자재 수급 애로 설문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석유화학 원료와 비철금속, 건설·토목자재, 전기·전자부품 소재 등을 사용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원가 부담 95%·물량 부족 81%…중동발 공급망 불안 현실화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94.6%는 중동 정세 이후 생산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원가 부담 증가'를 꼽았다. '원부자재 물량 부족'이라는 응답도 80.7%에 달해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실제 올해 2월 말 대비 주요 원부자재 매입단가가 20% 이상 상승했다고 답한 기업은 71.9%에 달했다. 특히 포장재·필름·종이 사용 기업군에서는 가격이 80% 이상 급등했다는 응답이 31.4%로 전체 평균(15.1%)의 두 배를 웃돌며 가장 큰 원가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응답 기업의 65.9%는 현재 보유 재고가 평상시 적정 재고 수준의 70% 미만이라고 답했다. 현재 확보한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 역시 '1개월 미만'이라는 응답이 36.1%에 달해 공급 차질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필름·포장재 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하다. 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LLDPE(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는 식품 포장재와 산업용 필름, 비닐 포장재 등의 핵심 원료다.
원유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대표적인 석유화학 소재인 만큼 국제 유가와 중동 지역 공급망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에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일부 공급사들의 물량 조정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필름·포장재 제조기업 A사는 "대기업 공급사들이 구체적인 가격 산정 기준이나 사전 협의 없이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다"며 "LLDPE 가격이 톤당 15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중소기업들은 원료 확보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 생산 차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중동 정세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대응 계획에 대해서는 '기타'(54.2%)와 '조업 축소'(39.8%) 순으로 응답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기타 응답 기업 222개사 가운데 204개사가 '별도 계획 없음'이라고 답해 전체 응답 기업의 49.7%가 장기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도 요구했다. 원부자재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원부자재 가격 및 공급상황 모니터링 강화'(30.0%)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납품단가 조정 및 납품대금 연동제 활용 지원'(23.7%), '대체 원부자재·수입처 발굴 지원'(17.3%),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12.4%) 순으로 나타났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동발 공급망 충격 속에서 대기업 공급사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과 공급 제한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은 생산 차질과 자금난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포장재나 플라스틱 등 기초 원부자재의 공급 차질은 식품·생활용품 등 전방산업의 생산 차질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대기업 원료사와 대리점의 가격 결정 및 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원료사 지원이 중소기업 공급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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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시대 미래산업부 전민준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