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청 전경/사진제공=구미시



구미시가 조명 관련 물품 구매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쏠림 현상이 심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대표와 임원이 교차 등재된 업체들이 대규모 물량을 수주한 데 이어 동일 사업 구간을 나눠 발주하는 방식으로 특정 업체가 연속 수주한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짜맞춤 발주'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동행미디어시대> 취재를 종합하면 구미시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조달청을 통해 180억원 규모의 조명 관련 물품을 구매했다.

조달청 나라장터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발주 규모는 2022년 36억9500만원, 2023년 32억900만원, 2024년 49억7500만원, 2025년 61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1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4년새 6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구미시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도시경관 개선과 야간경관 조성 사업을 확대하면서 조명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문제는 확대된 사업 물량이 일부 업체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최근 4년간 발주된 180억원 가운데 A업체는 44억2900만원(24.6%), B업체는 22억1500만원(12.3%), C업체는 30억원(16.7%)을 각각 수주했다. 이들 3개 업체의 수주액은 총 96억4400만원으로 전체 발주액의 53.5%를 차지했다.

특히 A업체와 B업체는 법인등기부상 대표와 이사가 서로 상대 업체 임원으로 등재돼 있었고 본점 주소도 동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업계에서는 두 업체가 사실상 동일 사업자가 운영하는 계열 업체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A업체와 B업체의 수주액을 합산하면 최근 4년간 66억4500만원으로 전체 발주액의 36.8%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명목상으로는 여러 업체가 참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동일 업체로 볼 경우 특정 사업자가 전체 물량의 3분의 1 이상을 수주한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혜성 계약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해 '금오천 일원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동일 사업 구간의 경관조명 설치 사업을 1차와 2차로 나눠 각각 4억4000여만원, 4억5000여만원 규모로 발주했다. 두 사업을 합치면 총 8억9000만원 규모로 모두 C업체가 수주했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11월26일과 12월24일 한 달 간격으로 입찰이 진행됐다. 이를 두고 지역 업계에서는 "사실상 하나의 사업을 분리 발주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입찰 방식도 문제다. 지역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이 총액입찰이 가능하도록 물품 분류를 '기타물품'으로 설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규격·가격 동시입찰 방식의 경우 평가기준 설정에 따라 특정 업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인 만큼 평가 기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금오천 일원 환경개선사업'의 점수 채점 입찰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구미시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사업별 목적과 예산 편성 시기가 달라 별도 사업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관련 법령과 계약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달청 발주 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경관조명 물품에 총액입찰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관련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미시는 사업별 목적과 예산 편성 시기가 달라 별도 사업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입찰 방식 자체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명사업 예산이 민선 8기 들어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 상위 3개 업체가 전체 발주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이 가운데 일부 업체는 대표와 임원이 교차 등재된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사업 발주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검증 요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