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방한 취소·미 AI 수출 통제…외산 의존도 높은데 어쩌나
미국 'AI 빗장'에 삼성·SKT 등 국내 주요 기업 고심 깊어져
외산 빅테크 의존도 낮추고 소버린 AI 확보해야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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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첨단 모델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전면 차단하는 수출 통제를 단행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갑작스러운 방한 취소와 법적 리스크도 겹친 가운데 국내 ICT 업계의 AI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국가 차원의 기술 주권을 지키는 '소버린 AI' 구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최근 하워드 러트닉 장관 명의의 서한을 통해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모델인 '파블5(Fable 5)'와 '미토스5(Mythos 5)'를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두 모델은 앤트로픽이 지난 4월 일부 기관과 보안 연구자에게 제한적으로 공개했던 '미토스 프리뷰'의 정식 서비스 버전이다.
이번 조치로 미국 국적자 외에는 해당 모델의 사용이 원천 차단됐으며, 앤트로픽 소속 직원이라도 외국인이면 이를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수출 통제 조치를 당한 앤트로픽은 즉각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앤트로픽 측은 "이 기준이 업계 전반에 그대로 적용된다면 모든 최첨단 모델 제공 업체의 신규 배포가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국내 주요 ICT기업들이다. 앤트로픽이 주도하는 글로벌 AI 보안 협의체 '프로젝트 글래스윙'에 합류했던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고성능 AI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유수 기업과 기관이 사이버 취약점을 검증하고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국제 협력 모델이다. 아시아 이동통신사 최초로 합류한 SK텔레콤을 비롯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동맹을 맺고 글로벌 보안 표준 선점 및 조기 접근 권한 획득을 노렸으나 이번 규제로 사업 전반에 급제동이 걸렸다.
앤트로픽에 공을 들여온 SK텔레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SK텔레콤은 최근 마무리된 앤트로픽의 시리즈 H 펀딩 라운드에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가 650억달러(약 98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가 이뤄짐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0.3% 대비 지분 가치는 상승할 전망이다.
2023년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최근 '클로드 엔터프라이즈'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기업 AX(AI 전환) 혁신을 추진하던 LG CNS 역시 규제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오픈AI 역시 법적 규제로 흔들리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 14일 방한해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주요 기업 대표들과 연쇄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취소 배경에는 최근 미국 주(州) 법무장관들로부터 받은 소환장 등 법적 분쟁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총격 사건 피의자들이 범행 준비 과정에서 챗GPT를 악용한 정황을 포착해 소송을 제기했다. 캐나다에서도 챗GPT의 응답이 극단적 선택의 배경이 됐다며 오픈AI 측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오픈AI와 협력해온 국내 기업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지난 12일 임직원 사내 업무를 위해 챗GPT,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클로드를 모두 공식 도입했다. 카카오 역시 '챗GPT 포 카카오'를 비롯해 오픈AI와 전방위적 협력을 이어오고 있으며, 크래프톤은 생성형 AI 도구 사용률이 97.2%에 달할 정도로 전사 업무 프로세스를 외산 AI에 의존하고 있다.
오픈AI가 한국의 정부 및 공공기관, 기업에 최신 고성능 AI 사이버 모델 접근권을 확대하겠다며 가동한 '사이버 액션 플랜' 역시 미국의 안보 정책 기조에 따라 축소되거나 전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수출 통제와 빅테크 리스크가 국내 산업계에 '새로운 형태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ICT업계 관계자는 "외산 빅테크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기업이나 공공기관 모두에 위험 요소"라며 경각심을 갖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차원의 소버린 AI 인프라를 구축해 기술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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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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