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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감소의 경고음이 심상치 않다. 향후 1년 이상 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용 근로자'가 지난달 1674만 명으로 1년 전보다 7000명 줄었다. 단순히 감소 폭의 문제가 아니다. 상용 근로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경제성장률은 높지만 고용은 냉랭한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안정된 일자리로 여겨지는 상용직이 줄어든 탓에 체감 충격은 더 크다. 세부 통계도 우려스럽다. 상용직 감소가 20~30대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악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졸 이상 실업자는 지난달 50만3000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섰다. 고학력 인력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등의 분야에서 취업자가 크게 감소했다. 인공지능(AI)의 영향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정보통신업 분야 상용직 고용은 20대에서 감소한 반면 30대에서는 증가했다. AI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사회 초년생들이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부터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고용 부진의 배경으로 대외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으로 기업들이 투자와 채용을 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용직 감소가 청년층에 집중되고, 정보통신과 과학 분야 등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은 경기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제 전쟁은 마무리 단계다. 하반기에는 고용이 반등할 것인지, 아니면 AI 확산과 산업구조 변화라는 다른 구조적 요인이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보다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반도체 호황과 고용은 별개의 문제라는 인식 아래 일자리 대책을 짜야 한다. 반도체 산업이 나라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그 온기가 채용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 산업별 양극화가 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반도체는 대표적인 '자본·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취업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반면 고용 기여도가 큰 다른 제조업과 서비스업 상당수는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보다 촘촘한 일자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성장과 고용은 함께 간다'는 과거의 공식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AI 활용이 늘면서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업에서도 인력 대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성장하는데도 일자리는 늘지 않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고용 현실이 가속화할 수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최근 "청년 고용 확대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 경제성장률 숫자가 아니라 일자리에서 경기를 체감한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는 고용지표 경고음을 결코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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