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주(15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첫째주 상승 전환한 후 71주 연속 상승세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표시됐다./사진=뉴시스


"급매는 다 소진됐고 지난 4월 말에 많이 팔렸어요. 중개 사이트의 매물들은 관망 목적으로 호가를 올리는 분들로 보여요. 집값이 오르기 전 주택을 사려는 사람은 늘었는데, 팔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거래가 없는 상황입니다." - 서울 송파구 잠실동 A공인중개사


정부가 오는 7월 발표하는 세제 개편안에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인상안을 담을 것으로 예고됐다. 부동산 매물 잠김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새로운 세제 개편의 방향은 실거주 여부와 보유 형태에 따라 증세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투자 목적의 주택은 보유세 부담을 대폭 높여 실거주 목적의 주택과 차등한다는 취지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며 부동산 과세 방침을 알렸다.

우려되는 점은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는 정부 메시지와 다르게 부동산 거래시장이 영악한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다. 관망세에 돌입한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올리는 추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서초구의 대장주 아파트 아크로 리버파크(1612가구)는 지난달 전용 84㎡ 전세가 24억원에 거래됐다. 전세 실거래가는 올 1월 17억원에서 4월 20억원을 넘어선 후 한 달 만에 4억원 더 올랐다. 반년이 안 지난 시점에 7억원 올랐다.


강북 주요 단지들도 전세 최고가가 등장했다. 중구 서울역 센트럴자이(1341가구) 전용 84㎡의 올해 1월 전세 계약은 7억5000만원에 체결됐다. 마포 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1101가구) 전용 84㎡도 전세 10억5000만원에 신고됐다. 지난 1월 8억원대와 비교하면 2억원 이상 올랐다.

정부의 세금 카드가 민간 주택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주택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지난 5월9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됐고 오는 7월 세제 개편에선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도 예상되며, 매도 시 대폭 오른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주택 매도 시 기본세율 6~45%에 중과세율을 더해 과세가 이뤄진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각각 가산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를 적용하면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실효세율은 최대 82.5%까지 올라간다.

설상가상 입주 물량은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오는 7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1만4106가구로 전월(1만3505가구) 대비 4.5% 증가하는 데 그친다. 올해 하반기 전국 입주 물량은 8만6352가구(수도권 4만4613가구·지방 4만1739가구)로 상반기(9만2810가구) 대비 7.0% 감소할 전망이다.

역대 정부의 부동산 과세 정책도 득보다 실이 컸다. 2018년 문재인 정부의 9·13 대책을 통해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은 2.0%에서 3.2%로, 2020년 7·10 대책에서 다시 6.0%로 올랐지만 매물이 잠겼고 집값은 큰 폭으로 뛰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당시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2018년 6.22% ▲2019년 1.25% ▲2020년 3.01% ▲2021년 6.56% 등을 기록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에도 부동산 과열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경기 남부로 유입된 반도체 머니가 있다.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받을 예정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들의 아파트 투자와 코스피 9000선 돌파에 따른 주식 차익실현이 부동산 유동성으로 유입되며 반도체 산업벨트인 화성 동탄신도시의 지난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9%를 넘어섰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자 소비자물가 연 상승률의 세 배에 달한다.

부동산 정책은 단순한 '집값 관리' 차원을 넘어 자산 양극화, 초고령화,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연결한 거대한 구조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부동산 과열현상이 자산 양극화로 이어지고 청년 세대의 박탈감과 결혼·출산 포기, 세대간 자산 격차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커지고 있다. 세금 압박과 공급 확대를 넘어 예측 가능성을 기반으로 이뤄진 촘촘한 설계가 필요한 때다. 부동산 규제가 '진입 장벽'의 메시지로 읽혀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