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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미국 ADR(주식예탁증서) 상장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기업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그동안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7~8월을 목표로 미국 ADR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ADR이란 미국 투자자가 미국 증시에서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해외 기업의 주식을 미국 증시에 상장시키는 방식을 의미한다.
대만의 TSMC나 네덜란드의 ASML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이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상장했다. TSMC는 1997년 뉴욕증권거래소에, ASML은 1995년에 나스닥에 입성했다.
ADR 상장을 위해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상장 서류를 제출했다. 지난 4월에는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는 절차도 마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 중으로 SEC가 ADR 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확한 상장 물량과 규모,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아직 한국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한국예탁결제원 등을 통해 증권을 예탁하는 절차도 남아있어 시간은 더 필요할 전망이다.
로이터는 지난 10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며 SK하이닉스가 140억달러(약 21조5264억원) 규모를 조달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SK하이닉스 측은 규모와 일정 모두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 반응은 이보다 뜨겁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폭등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을 반영할 경우 2.5% 수준의 ADR 발행 시 예상 시가총액 규모가 최대 277억달러(약 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월가의 보수적인 조달설(140억달러)과 국내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277억달러) 사이에 시각차가 존재하는 셈이다.
이 같은 ADR 상장 기대감에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지난 5월22일부터 6월23일까지 불과 1개월간 SK하이닉스 주가는 31.63% 급등했다. 지난 22일에는 20년 넘게 코스피 시가총액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23일에는 그간의 상승 피로감으로 인해 12.5% 급락했다.
변준호 IBK증권 연구원은 "최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과 실적 기대감에 더해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과 ADR 상장 이슈로 주가가 폭등하는 상황이었다"며 "23일에는 그간의 주가 과열로 인해 외인과 기관의 순매도에서 압도적 1위를 하며 단기 과열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했지만 아직 추가 조정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짚었다.
TSMC, 1997년 ADR 상장 후 투자금 유입…"SK하이닉스 ADR 상장시 저평가 해소·글로벌 투자 저변 확대 기대"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을 기대하는 이유는 주가 재평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인해 그간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세를 탔지만 여전히 회사 주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사이클 특성으로 인해 글로벌 비교 기업 대비 저평가 상태다.
박준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그간 글로벌 반도체 업종 대비 낮은 멀티플을 받은 이유는 '비수기'의 극심한 이익 감소와 이에 따른 실적 변동성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번 AI 슈퍼사이클 속 한국 메모리 산업은 장기 공급계약(LTA)과 HBM(고대역폭 메모리)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그는 "글로벌 반도체 종목 중 2026년 예상 PER(주가수익비율)과 12개월 선행 PER 기준 10배 이하의 멀티플을 받는 종목은 단 하나도 없다"며 "같은 사업을 하는 마이크론은 선행 PER이 10배 이상인데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6.6배에 불과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만의 TSMC가 ADR 상장으로 밸류업에 성공했듯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비슷한 모멘텀을 가져오기를 기대했다. TSMC는 1997년 10월 ADR 방식으로 2100만주의 ADS(미국주식예탁지분, ADR을 쪼갠 실제 유통 단위)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ADS 1주는 TSMC 본주 5주였고 상장 당시 5억2038만달러 규모였다.
이후 ADR로 상장된 물량은 계속 늘어나며 TSMC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창구 역할을 수행했다. TSMC가 미국 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월 말 기준 TSMC 전체 발행주식 259억3252만4521주 중 20.49%에 해당하는 53억1345만863주가 씨티은행에 담보로 맡겨져 있다. TSMC는 대신 5:1의 비율로 10억6269만167주의 ADS를 발행해 유통하고 있다.
TSMC는 미국 시장에 상장되며 투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미국 상장주를 추종하는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이 확대됐고 2003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도 편입됐다. 이에 따라 주요 반도체 ETF에도 포함됐는데 23일 기준 아이셰어즈 SOXX에는 4.08%, 인베스코의 SOXQ에는 3.94%로 편입돼 있다.
이 같은 자금 수혈은 사업 확장과 투자 확대로 이어지며 회사 가치를 끌어올렸다. 지난 23일 기준 TSMC 전체 시총은 2조2633억달러(약 3476조원)로 세계 6위 규모까지 커졌다.
전문가들은 ADR 상장이 저평가 해소에 더해 투자 편의성 개선과 자금 유입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 봤다. 미국 상장주 추종 펀드나 ETF의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등 주요 지수에 편입된다면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은 단순한 해외 투자 접근성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편입 가능성을 여는 이벤트"라며 "편입 시에는 반도체 지수 추종 패시브 자금 유입과 함께 마이크론 대비 저평가를 받는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확대와 글로벌 투자자 저변 확대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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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영 기자
안녕하세요. 동행미디어 시대 이동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