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제9차 세미나에서 '6.3 지방선거 진단과 향후 과제 - 보수가치의 회복과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6·3 지방선거에서 막판 역전승을 거두며 차기 보수 진영 대권주자로 자리 잡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퇴론을 두고 '속도 조절'과 '중진 역할론'을 내세우며 당내 갈등의 중재자로 나섰다. 장 대표 지도부와 거리를 두며 독자 노선을 걸었던 오 시장이 선거 직후 당내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습에 힘쓰며 국민의힘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 세미나 연사로 나서 당내 갈등과 관련해 "서둘러서 되는 일이 없다. 정점식 원내대표의 인터뷰를 봤다. 원내대표 입장에 동의한다"며 "원내에서 해결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 지혜롭다. 중진 의원들이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장 대표 사퇴론이 당내에서 분출하는 가운데 정점식 원내대표의 입장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장 대표 사퇴론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이 모여야 원내대표의 말에도 힘이 실린다. 이미 당내 5선 의원을 만났다. 4선·3선·재선·초선 의원들 의견을 경청한 이후에 장 대표와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 사퇴 여부는) 최대한 빨리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 물론 1~2주 이내에 칼로 무 자르듯 정리되는 성격의 문제도 아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6·3 지방선거 진단과 향후 과제 - 보수가치의 회복과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을 짚고, 보수 진영이 다가오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장에는 국민의힘 소속 김기현·정점식·유의동 등 26명 의원과 지역 당협위원장들이 참석했다.

6·3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승리하면서 그는 처음으로 5선 서울시장이라는 기록을 썼다. 오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를 두고 "지난 5년간 전달됐던 수많은 정책들이 승리의 바탕"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이 우리에게로 돌아섰다. 서울시 정책을 접할 기회가 있던 청년들은 저의 진심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제9차 세미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상파 3사(KBS·MBC·SBS)가 발표한 6·3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오 시장은 20대 남성 75.3%, 30대 남성 66.8%의 지지를 받았다.


오 시장은 서울 지역 2030세대 남녀의 보수 지지율이 높아진 점을 몸소 체감했다고 했다. 그는 "1인 가구 밀집 지역에서 승리했다"며 대학생 거주 비율이 높은 서울 신촌·화양·회기동 등의 선거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20·30대의 지지가 어떻게 저에게 왔는지 통계적으로 보인다"며 "3년 전까지만 해도 강연을 가면 사진 찍으려는 남녀 학생 비율이 8대2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6대4"라고 강조했다.

당대표 중심의 정당 구조가 원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오 시장은 "모든 것이 다 이념화되어 있어 불필요한 왜곡이 생긴다. 정치는 싸움이라는 이 현상이 개선되려면 당대표가 필요한지(의문)"이라며 "원내 중심의 정당으로 변해야 불필요한 갈등이 줄어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싸움을 잘걸고 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이익을 얻는 구조"라며 "이는 국민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장 대표를 꼽기도 했다. 그는 부산시장 선거 패배 배경을 묻는 질문에 "선거를 시작하면서 확실하게 해뒀다. 등록을 두 번 미뤘다"며 "박형준 선배님께 함께하자고 했지만 (박형준 후보가) 부산은 부산대로 다르다고 말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두 차례 미루면서 장 대표와 각을 세웠다. 이후 서울시장 선거 활동 과정에서 장 대표와 거리를 두며 공동 유세를 하지 않았다. 다만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장 대표와 함께 선거 유세를 했고, 박 후보 개소식에도 장 대표가 참석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장 대표는 건강 악화로 입원한 지 엿새 만에 국회로 복귀했다. /사진=뉴스1


한편 장 대표는 이날 당내에서 제기되는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지난 18일 과로로 입원한 그는 6일 만인 이날 당무에 복귀했다. 복귀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장 대표는 "당대표 거취는 당원들이 결정할 문제다. 당대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몇몇 의원이 결정할 문제는 더 아니다"라며 사실상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우리 당은 이 정권과 싸우기에도 힘에 부치는 마당에 무가치한 갈등으로 힘을 소진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며 "지금 그런 일로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 당원들이 원하는 것은 이 정권의 폭정을 멈춰 세우고 나라와 국민을 지키라는 것, 이를 위해 하나로 똘똘 뭉치라는 것이 당원의 준엄한 명령이다. 당을 흔들고 당심과 민심에서 멀어지는 모습이야말로 당원들이 가장 분노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에 소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는 지난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6개 시·도의 투표소 615곳에서 투표자 10만8727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시도별로 ±1.7~4.1%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