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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후반기 국회 원 구성과 관련해 국회의장에게 18개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시작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국민의힘이 법제사법위원장 배정 문제를 이유로 상임위원 명단 제출에 응하지 않자 민주당은 여권 단독으로라도 이달 안에 원 구성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여당은 오는 29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전 의원 비상대기 체제에 들어간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천준호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찾아 조정식 국회의장을 면담했다. 조 의장이 여야에 요구한 상임위원 명단 제출 시한은 이날 정오였지만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배분에 대한 합의가 먼저라며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
한 직무대행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까지도 국민의힘의 답이 없었다"며 "더는 기다릴 수 없어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선출하기 위한 의결 절차를 밟아달라고 강력히 요청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29일부터 전 의원 비상대기 체제에 들어간다"며 "이번 달을 넘기지 않고 반드시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또 "29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이후 언제든 본회의가 열리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의장이 본회의 개최 여부나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에 대해 입장을 밝혔는지에 대해서는 "확답은 없었고 저희 요청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상임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표결로 선출된다.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국민의힘의 동의 없이도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할 수 있다. 실제로 2020년에도 법사위원장 배정을 둘러싼 협상이 결렬되자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며 원 구성을 마무리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개혁 입법을 위해 법사위원장을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관례대로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이어야 한다며 맞섰다. 협상이 끝내 결렬되자 김종인 당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여당에 넘겼고, "국정 운영의 모든 책임을 여당이 지도록 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협상의 문은 열어두되 원 구성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직무대행은 주말 추가 협상 가능성에 대해 "소통의 끈은 놓지 않고 계속 대화하고 있다. 필요하면 언제든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준호 원내수석부대표도 "법정 시한은 이미 지났다고 본다"며 "이달 안에는 반드시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요구한 것은 국민의힘과의 협상이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관례상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임위원장 배분에 관한 명문 규정은 없다. 다만 제13대 국회 이후 교섭단체 간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나누고 통상 대통령실을 관할하는 국회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갖는 법사위원장은 원내 2당이 맡아 왔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률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 체계·자구 심사를 담당하는 상임위다. 국회법상 법률안은 본회의 표결에 앞서 법사위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법사위원장은 쟁점 법안의 처리 속도와 본회의 상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로 꼽힌다.
민주당이 이번에도 단독 원 구성에 나설 경우 '상임위 독식'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0년에도 민주당은 거대 여당의 독주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과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민주당으로서는 단독 처리에 따른 여론 부담과 원 구성 지연으로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부담을 저울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정 수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우선순위일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 큰 선거가 예정된 상황도 아닌 만큼 국정 성과를 통해 지지율을 확보하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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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아 기자
김성아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