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서울 성수동에 체험과 체류를 중심으로 한 '올리브영 뷰티 맨션 성수'를 열었다. 2일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매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왼쪽)과 1층 유리벽에 붙은 포스터. /사진=고현솔 기자


"서 있지 말고 앉아서 영감을 얻으세요."(Please Do Not Stand. Take A Seat & Get Inspired.)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올리브영 뷰티 맨션 성수' 1층 유리 벽에 붙은 포스터 속 문구다. 문구에 적힌 대로 방문객들은 필요한 상품을 집어 들어 계산대로 향하는 대신 소파에 앉아 쉬거나 피부를 진단받고, LP를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쇼핑보다 '머무는 경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형태의 매장이다.

2일 오전 방문한 올리브영 뷰티 맨션 성수는 평일 오전임에도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개장 전부터 입구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섰고 대부분은 외국인 관광객과 10~30대 방문객이었다. 이들은 유리창 너머로 매장 내부를 들여다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개장을 기다렸다. 오전 10시 문이 열리자 차례대로 입장해 각 층 체험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올리브영 뷰티 맨션 성수는 지난달 30일 개장했다. 사무실 건물을 통째로 개조해 연면적 약 1650㎡(500평) 규모의 4개 층으로 조성됐다. 1층에는 오픈라운지와 브랜드룸, 팝업스토어가 자리했고 2층과 3층은 각각 메이크업·스킨케어를 중심으로 꾸며졌다. 4층에는 각종 먹거리와 관광 기념품을 배치했고 한쪽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라운지를 마련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고객들이 아늑한 저택에 초대받은 듯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공간마다 숨겨진 브랜드와 체험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글로벌 팬들에게는 차별화된 뷰티 경험을, 브랜드에는 고객 접점 확대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편함을 연상시키는 안내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02호 표지판이 달린 메이크업 매대, 매장 곳곳에 배치된 책상과 의자, 4층의 LP 청음공간. /사진=고현솔 기자


매장 안은 일반 올리브영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고급 주택을 뜻하는 '맨션' 콘셉트에 맞춰 우편함과 화분, 그림 등을 배치했고 공간마다 '101호', '304호' 같은 호수 표지판을 달았다. 상품 진열대는 책장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꾸며졌으며 안내문에는 성수권의 다른 올리브영 매장 위치를 표시한 약도가 함께 담겼다. 직원들은 "어서 오세요, 올리브영입니다" 대신 "헤어바디 304호입니다" "스킨케어 302호입니다"라는 인사말로 고객들을 맞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곳곳에 마련된 휴식 공간이었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넓은 소파와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4층에는 뷰티 서적과 LP 청음 공간을 갖춘 라운지가 반겼다. 다른 층에도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어 잠시 쉬거나 일행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휴식 공간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도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3층에는 뷰티 맨션에서 처음 선보이는 '뷰티 디바이스 스튜디오'와 '어드밴스드 더마 컨설팅'이 마련됐고 2층에서는 AI 메이크업 제안과 퍼스널컬러 진단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선착순 예약제로 운영된다.

올리브영 뷰티 맨션 성수 방문객이 '마이크로 미니백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고현솔 기자


방문객 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는 매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오는 4일까지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이크로 미니백 챌린지'가 진행된다. 참가자는 10초 동안 미니 쇼핑백에 담은 제품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성수권 다른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해 스탬프를 모으는 '체크인 랠리'도 운영된다. 고객들의 발길을 인근 매장으로 연결했다.

이처럼 올리브영이 뷰티 맨션을 체험과 체류 중심으로 설계한 배경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 변화가 자리한다. 온라인 구매가 일상화되면서 뷰티업계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상품 판매를 넘어 체험과 휴식,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올리브영도 뷰티 맨션을 통해 체류형 콘텐츠를 강화하며 변화하는 오프라인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문객들은 일반 매장과 다른 공간 구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유진(24)씨는 "다른 올리브영보다 공간이 훨씬 넓고 쾌적해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온 교포 김유진(22)씨는 "한국에 올 때마다 올리브영에 들르는데 여기(뷰티 맨션)는 일반 매장과 달라 신선했다"며 "뷰티 디바이스를 직접 체험해보고 퍼스널컬러 테스트도 받을 수 있어 더 재미있게 둘러봤다"고 말했다.

K뷰티를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뷰티 맨션은 새로운 체험 공간으로 다가갔다. 러시아에서 온 리시(23)씨는 "브랜드를 직접 만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흥미로웠다"며 "층마다 다양한 활동이 마련돼 일반 매장보다 쇼핑하는 재미가 더 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K뷰티는 가격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품질이 좋고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