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주요 주자들이 당심 공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청년 당선자 워크숍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8월1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이 앞다퉈 광폭행보에 나섰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호남을 연이어 찾으며 전통 지지층 결집에 나선 반면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충청권 일정에 맞춰 반도체 현장을 방문하며 국정 성과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전 대표가 '민주당 정통성'을, 김 전 총리가 '당청 호흡'을 각각 앞세우며 초반 경쟁 구도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정 전 대표는 2일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월 어머님들 한도 풀어드리고 5월 영령들의 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5·18 헌법 전문 수록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1986년 대학 학보사 기자로 5·18 광주 르포 취재를 와 5·18의 진실을 알고 운동권 학생이 된 저로서는 5·18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라며 "5·18 피해자이자 관련자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호남발전특별위원회와 5·18 관련 예산 확보 성과를 설명하며 묘역 정비와 버스 교체 등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정 전 대표는 전날에도 이원택 전북도지사 취임식과 전통시장을 찾았다. 이틀 연속 호남 일정을 소화하며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인 호남 당심 공략에 공을 들인 셈이다. 전체 권리당원의 3분의1 이상이 집중된 호남은 당권의 향배를 가를 핵심 지역이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 에서 공천 잡음으로 김관영 무소속 후보(득표율 42%)의 돌풍이 불었던 전북과 일부 지역구 의원들 사이에서 비토 기류가 감지되는 광주 민심을 다독이는 것이 정 전 대표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정 전 대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 하의도 방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의도 방문이 성사되면 정 전 대표는 'DJ 정신'과 호남 정서를 앞세워 민주당 정통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김민석 전 총리와의 대비 구도를 만들 수 있다. 김 전 총리는 'DJ가 발탁한 젊은 정치인'이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후보의 국민통합21에 합류한 이력이 있어 정통성 논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이날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와 육거리종합시장을 잇달아 찾으며 경제·산업 행보로 맞불을 놨다. 마침 이날은 이 대통령이 충남 아산에서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육성 투자 계획을 발표한 날이었다. 김 전 총리의 충청행은 이 대통령과 보폭을 맞추며 당청 호흡을 극대화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 전 총리는 SK하이닉스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메가프로젝트라는 대한민국 대전환, 대격변이 시작되는 시기에 충청권의 반도체 최대 전략기지인 하이닉스를 찾아 그런 대변화를 이뤄나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며 "국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법 차원에서 뒷받침할 것인가 하는 요구의 말씀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오늘 대통령께서 마침 충청권을 방문한 날이기도 해 의미 있는 날이었다"고 덧붙였다.


적극적인 입법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메가프로젝트 실현에 필요한 속도를 최대한 빠르게 하기 위해 관련 특별법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며 "정주 여건과 교육 여건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말씀을 들었고 입법 관련 부분은 당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도 여기에 전력투구하는 만큼 당도 여기에 전력투구하는 게 맞다"고 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별도 지방 일정 없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간 정 전 대표를 향해 꾸준히 견제구를 던져왔던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모교인 연세대 동문행사에만 참석하며 메시지 발신을 자제했다. 송 전 대표는 현재 공식 출마 선언 시점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