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가 약속한 2000억원 무상증여, 실제 집행 시점과 조건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노총 고려아연노동조합과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MBK의 홈플러스 사태 해결 및 고려아연 적대적 인수 시도 중단 촉구 기자회견 현장에 집결한 모습. /사진=뉴스1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MBK파트너스(MBK)가 지난해 약속한 최대 2000억원 규모의 무상증여 집행 시점과 조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대국민 사과문 발표 이후 약 9개월이 지났지만 공개된 회계자료에서는 무상증여에 따른 자본 유입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약속이 실제 어떤 조건에서 이행될지 이목이 쏠린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법조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해 9월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며 "인가 전 M&A 인수인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장래 운영 수입을 재원으로 향후 최대 2000억원을 홈플러스에 무상으로 추가 증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회계자료에서는 해당 약속이 실제 집행됐는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홈플러스가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대출을 통해 조달한 현금은 약 607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금흐름표에서는 출자 등 자본성 현금 유입이 별도로 확인되지 않는다. 회계업계에서는 공개된 회계자료만으로는 MBK가 약속한 무상증여의 집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MBK는 무상증여를 약속하면서 "인가 전 M&A 인수인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가 홈플러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이후에도 무상증여 집행 사실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진행된 본입찰에는 제안서를 제출한 곳이 없었고 현재까지 새로운 인수 희망자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MBK가 약속한 무상증여가 실제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 집행되는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수자 확정을 전제로 하는 것인지, 회생계획 인가 이후 집행되는 것인지, 또는 다른 조건이 있는지 등 구체적인 이행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회생법원이 최근 홈플러스에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점도 관심을 키우는 요인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점포 폐점이 이어지고 운영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무상증여의 성격을 둘러싼 해석도 엇갈린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0억원 무상증여 가운데 1000억원은 DIP 금융 형태로 집행됐지만 이는 무상증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DIP 금융은 회생기업에 대한 운영자금 대출인 만큼 자본을 투입하는 무상증여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반면 MBK는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대출 보증 등을 포함해 약 4000억원 규모의 재정적 부담과 신용을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해 발표한 최대 2000억원 규모의 무상증여가 실제 언제, 어떤 조건에서 집행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