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공시 제도를 강화한다. 사진은 3일 코스닥 공시 제도 강화 컨퍼런스 현장. /사진=이동영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 개선을 위해 공시 제도를 강화한다. 불성실 공시 제재를 확대하는 한편 상장폐지를 위한 실질 심사 규정도 손보며 부적격 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유도할 방침이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이 때문에 공시 업무에 부담을 느낄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코스닥 상장법인들이 거래소가 제공하는 무료 공시 및 회계 컨설팅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3일 한국거래소는 컨퍼런스를 통해 불성실 공시 제재 강화를 담은 코스닥 상장 규정 개정에 관해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는 김성천 코스닥시장본부 공시제도팀장이 발표에 나서 공시 제도 변화와 퇴출 규정 강화에 대해 소개했다.


김성천 팀장은 불성실 공시 관련 통계와 원인을 분석하며 최근 불성실 공시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이 한계기업의 자금 조달에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최대 주주의 지분 매각 계약과 단일판매·공급계약 변경도 주요한 사유라고 봤다.

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자금조달 과정에서 불성실 공시가 발생하는 사례가 3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단일판매 및 공급계약 관련 14.5% ▲최대 주주 관련 13.2% ▲타법인 주식 취득 관련 7.8% 등이었다.


그는 "최근 불성실 공시 사례를 보면 기업의 계속성과 건전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과 관련된 문제가 많이 일어난다"며 "무리하게 유상증자를 단행하거나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무리하게 발행하고 이를 번복하는 사례가 많았고 공급 계약과 관련된 공시 위반 사례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2024년부터 꾸준히 공시 제도 강화에 주력해왔다. 특히 2026년 7월부터는 공시 관련 벌점 기준이 더 엄격해졌고 이에 따라 불성실 공시로 인한 상장 폐지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그간 불성실 공시에 따른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벌점 기준은 15점이었으나 이제는 10점으로 기준이 높아졌다. 또한 고의로 인한 중대한 공시의무 위반 시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관리종목 지정 없이 실질 심사 사유가 되도록 했다.

특히 김성천 팀장은 불성실 공시 중 고의로 허위 공시를 작성했다면 상장 실질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거래소는 회사의 제출 자료나 담당자의 답변 자료를 판단해 허위라고 판단한다면 상당한 규모의 벌점을 부과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상장폐지 실질 심사로 넘어갈 수 있는 만큼 상장 법인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했다.

공시 업무 지원을 위한 컨설팅 제도 강화…향후 과제는 지배구조 보고서·영문공시 의무화, IR 확대

한국거래소는 불성실 공시로 인한 시장 훼손을 막기 위해 공시 및 내부 회계 관리 컨설팅을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이날 발표에 나선 김성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제도팀장. /사진=이동영 기자


공시제도 강화 때문에 관련 업무가 과중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불성실 공시로 인한 시장 신뢰 훼손을 막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거래소가 시행하는 공시 컨설팅 및 내부 회계 관리제도 자문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팀장은 "한국거래소는 2019년부터 6년째 공시 컨설팅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2026년에는 1차로 70여개 사가 진행 중이며 곧 2차 신청을 받아 70개 사 규모로 오는 9월~12월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외부 전문가를 기업에 파견해 기업의 공시 매니지먼트 체계 구축을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공시를 넘어 상장사의 회계 업무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그는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중소상장사의 회계 부담을 덜기 위해 거래소 내에 중소기업지원센터를 두고 있다"며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한국회계기준원, 삼일·삼정·한영·안진 등 빅4 회계법인의 회계 전문인력이 전국을 돌며 중소기업의 외부 감사를 지원하고 회계 컨설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추진 예정 사항으로는 지배구조보고서 및 영문공시 의무화와 함께 우량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등이 있다. 다만 이는 아직 논의 단계로 정부 정책에 따라 변경 가능성이 남아있다.

김성천 팀장은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코스닥 우량 기업의 경우 최대 주주와 관련된 수시 공시 항목 등을 완화하되 지배구조 보고서로 넘기는 방법이 있다"며 "코스피 시장은 지배구조 보고서가 전면 의무화됐지만 코스닥은 아직 적용되지 않아 2027년부터 자율 공시를 도입하고 2028년부터 의무화를 추진하려고 정책 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영문 공시 의무화 및 IR 행사 확대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영문 공시를 활성화하려 하지만 당연히 부담이 있을 것이기에 이미 진행 중인 영문공시 무료 번역 서비스 제공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에 더해 코스닥 기업의 경우 증권사 연구원들의 방문이 용이하지 않다는 불만이 있어 IR 정보를 확대하고 잠정실적 공표 등을 제도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