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뉴스1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6일 재가동되며 당내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장동혁 대표 체제가 '당의 영속성과 기강 확립'을 명분으로 내걸고 친한(친한동훈)계를 비롯해 반(反) 장동혁 진영을 향해 내부 숙청의 칼을 뽑아 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정치적 갈등을 법적 단죄로 해결하려는 '징계 정치'는 하책(下策) 중의 하책이다. 6·3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은 선거 패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게 급선무다. 보수 재건과 당 쇄신이라는 본연의 책무는 내팽개쳐 놓고 당 주도권 싸움에 매몰된 모습은 절망감을 안겨준다.


징계 대상 1순위로 거론되는 이들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대구 일정에 동행했던 친한계 의원들이다.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던 개혁 성향 모임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의 징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는 이를 '해당 행위'에 대한 단죄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순수한 기강 잡기로 바라보기는 힘들다. 더구나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에서 패배했음에도 강성 지지층과 주변 당권파의 비호 아래 온갖 억지 논리를 들어 대표직 사수를 고수하고 있다. 장 대표는 최근 "의총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최고위에서 누가 어떤 발언을 하든 나는 사퇴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징계 정치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거센 반발과 우려가 터져 나온다. 한동훈 의원은 "당권파라는 사람들이 책임지고 퇴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징계를 꺼내 눈을 가리고 있다"며 "괴기스럽다"고 직격했다. 원내 사령탑인 정점식 원내대표와 당 중진들도 "의원 징계는 신중해야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올해 초 친한동훈계에 대한 장 대표의 징계 정치는 이미 두 차례나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잠깐 반등했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한 달만에 지방선거 이전으로 곤두박질친 것도 이런 퇴행적인 모습에 국민이 실망했기 때문일 것이다.


선거 패배나 당의 위기 국면마다 징계라는 손쉬운 수단으로 내부 비판 세력의 입을 막으려 했던 시도들은 예외 없이 당의 분열을 가속화했다. 2008년 친이·친박 갈등과 2016년 '진박 감별사' 파동은 계파 보복에 매몰되었을 때 보수 진영 전체가 어떻게 궤멸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획일적인 기강잡기가 아니라, 무너진 민심을 회복할 정책적 역량과 포용의 리더십이다. 반대파를 품지 못하고 징계로만 다스리려 한다면, 장 대표 체제는 '독선과 불통'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더욱 입지가 좁아들 것이다.